2010.01.04 21:21

개그맨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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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건강법’하면 누구나 ‘황수관’이라는 이름 석 자를 떠올릴 것이다. 자칫 재미없고 딱딱해지기 쉬운 의학과 연관된 건강법을 쉽고 재미있게 강의함으로써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분이다.


그런데 이분이 기독교인이었던 관계로 교회 여기저기서 초청하여 간증집회를 하면서 교회 안에도 신바람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교회 생활이 신바람이 나야 한다고 하면서 교회를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고, ‘웃음 속에 복음 실어 신바람 교회 만들자’라는 표어까지 등장 하고, 교회 이름조차 ‘신바람교회’로 붙일 정도로 ‘신바람’이라는 말이 유행을 하면서, 어떻게든 웃음이 넘치면 그것이 좋은 교회가 되는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설교까지 교인들을 웃기기 위한 개그로 전락해 버린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교인들이 자신의 설교를 들으면서 웃는 것을 보면 목사도 신이 난다. 교인들이 많이 웃을수록 ‘오늘 설교 성공이다’는 생각을 하고, 반면에 교인들이 전혀 웃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으면 목사도 진땀이 나고 소위 ‘설교 죽 쒔다’는 말을 한다.


언젠가 개그맨이 TV에서 자신들은 관객을 웃기는 것이 사명인데, 관객들이 자기의 개그에 웃어주지 않을 때 그것처럼 힘들고 진땀나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없다는 말을 들었다.


개그맨은 그 직업이 웃기는 것이고, 관객이 웃어주는 것이 성공이겠지만 목사가 개그맨은 아니지 않은가?
또한 복음이 사람을 웃기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물론 설교를 하면서 간혹 유머가 섞인 말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예 사람을 웃기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설교라면 그것은 이미 설교가 아니다. 그냥 개그 프로그램일 뿐이다.


정말 교회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 복음은 아예 팽개치고 어떻게든 사람들을 웃겨서 인기 있는 목사가 되고, 인기 있는 교회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웃기는 일에 열심이다. 웃기는 것이 너무 인기가 있어서 개그 프로그램에까지 나올 정도니 목사가 아니라 개그맨과 다를 바가 없다.


설교가 웃기고 재미가 있으면 은혜 있는 설교로 여기는 교인들도 문제다. 은혜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알아가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기분 좋은 자기감정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저 기분 좋으면 은혜 받은 것으로 여기니 결국 자신을 기분 좋게 해주는 개그맨과 같은 목사가 인기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의 교회에서 복음이 복음으로서의 대접을 받을 리가 만무하다. 개그를 보고 웃는 것은 그냥 웃음이지 기쁨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의 교회는 이 기쁨과 웃음을 혼동하고 있다. 복음으로 인한 참된 기쁨을 회복하는 교회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살기가 힘들어서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것을 교회가 해야 할 일로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옥중에서도 찬송을 불렀던 사도의 기쁨이 무슨 개그를 보고 웃었던 기쁨이었는가? 옥중에서 무슨 웃을 일이 있겠는가? 사도는 다만 그리스도의 은혜를 앎으로 그 은혜가 기쁨이 되었던 것이다. 사람이 웃을수록 엔돌핀이 나와서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신자에게 있어야 할 것은 그리스도가 주시는 평강이다. 그 평강이 신자로 하여금 어떤 형편에서도 기뻐하게 하고 평안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사는 사나 죽으나 그리스도의 은혜만을 증거해야 한다. 교인들을 웃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리스도로 인한 기쁨을 회복하는 길로 인도해 주는 것이 목적임을 잊으면 안 된다. 교인들이 웃지 않는다고 해서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내 설교로 인기 끌려고 한다면 그는 이미 목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웃었다고 해서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되찾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웃음은 그냥 일순간의 기분 좋음일 뿐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기쁨은 인생의 행복을 맛보게 해준다.


전도서 2:1,2절을 보면 “나는 내 마음에 이르기를 자, 내가 시험적으로 너를 즐겁게 하리니 너는 낙을 누리라 하였으나 본즉 이것도 헛되도다 내가 웃음을 논하여 이르기를 미친 것이라 하였고 희락을 논하여 이르기를 저가 무엇을 하는가 하였노라”고 말한다.


웃음도 다 헛된 것이다. 일순간의 웃음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려고 하는 목사는 복음을 이용한 장사꾼일 뿐이다. 복음을 추구하는 교회는 비록 사람들이 외면하는 외로움의 길을 가야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하나님이 약속하신 영원한 기쁨의 단을 거둘 수 있는 길로만 달려간다.


세상이 복음이 아닌 것으로 웃고 즐거워 할 때 신자는 그리스도로 기뻐할 수 있는 길을 소원하면서 달려가는 것이다.

(200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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