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22:21

MBC 100분 토론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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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저녁 MBC에서 방송된 100분 토론에서 '종교인 과세 논란'을 주제로 한 논쟁이 있었다. 이러한 토론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지라 잠시 시청하다가 꺼버렸지만 나중에 토론되어진 내용을 확인해보니 ‘역시나’였다.


결국 목사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과, 목사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주장으로 나누어지고, 여기에 일부 목사의 호화생활과 교회의 재정문제 그리고 십일조의 문제까지 다루어진 모양이다.


하지만 이러한 토론에서 어떤 결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여러 토론을 봐오고, 또 실제 참여를 하면서 겪은 것은 누구라도 ‘아 듣다보니 나의 생각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기주장의 모순이 드러난다고 해도 끝까지 굽히지 않는 것이 인간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31일의 100분 토론 역시 그 어떤 결론도 없이 기독교계 안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과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났을 뿐이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종교인은 세금을 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교회와 목사에 대한 큰 오해에 대해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면서 확인해 보니 100분 토론에 참여했던 모 목사가 담임하는 교회의 홈페이지가 사용자가 너무 많아 접속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열리지 않는다.


교회의 홈페이지에 뭐 볼게 있다고 에러가 생길정도로 접속을 하는가? 그 목사의 주장은 목사도 교인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목사라고 해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지금의 한국교회는 외부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었을 것이고, 그러한 주장을 하는 목사가 참다운 목사인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목사와 교회에 대한 이러한 시각이다. 목사가 세금을 내면 목사답고 세금을 내지 않으면 목사답지 않게 보는 것, 교회가 재정을 투명하게 공포하고 구제와 선교에 많은 비중을 두고 헌금 강조를 하지 않으면 교회답게 여기는 그러한 시각은 참으로 문제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목사다운 목사는 무엇을 증거하는가? 로 구분되는 것이지 세금을 내고 내지 않는 문제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회 역시 다를 바 없다. 피로써 교회를 세우신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감사하면서 어떤 순간에도 예수님의 은혜와 공로만을 높이고 교회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소망하고자 하는 그 믿음으로 인해 교회다움이 증거되는 것이지 교회의 운영 방식이나 어떤 제도를 가지고 있는가로 증거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세상은 복음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목사가 복음을 증거하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기준하고 있는 인격과 도덕을 갖추고 있는가를 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세상의 시각에는 세금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목사는 돈에 욕심을 둔 목사답지 못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고, 목사도 교인과 같음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하면 목사다운 목사로 보게 되는 것이다.


들어보니 여의도순복음 교회는 이미 35년 전부터 세금을 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온누리교회 또한 세금을 낸다고 한다. 그러면 그것이 진심으로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이고 목사일까? 복음과 상관없이 국가에 세금을 내는 교회, 목사를 원하시는가?


국가가 세금을 받겠다고 하면 군말 없이 바치면 된다. 국가가 받겠다고 하는데 ‘목사는 근로자가 아니다’‘교회의 헌금은 이미 교인들이 세금을 낸 것이기 때문에 목사는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라는 구차한 이유를 대면서 납세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결국 ‘목사가 세금을 내야 하는가?’ 는 토론의 주제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런 주제로 TV방송에서 토론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교회가 잘못 길로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토론을 하려면 차라리 ‘목사는 무엇을 증거해야 하는가?’가 토론의 주제거리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명확한 답이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토론을 원하지도 관심도 없다.


다시 말하지만 교회란 세금을 내고 안내고의 여부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세금을 철저하게 납부한다고 해도 복음을 증거하지 않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모든 촛점은 복음에 두어야 한다.


(200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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