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16:03

기독교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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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9:27)라는 말씀대로 그 누구도 죽지 않을 확률은 전혀 없다. 즉 이 세상에는 사람을 죽지 않게 할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기독교가 전파하는 천국은 죽음이 없는 곳임과 동시에 죽음 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이다. 따라서 교회가 천국을 말한다면 반드시 죽음도 함께 말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삶이 무엇이고 죽음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할 책임과 의무가 교회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 교회의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직 세상에서 잘 사는 것에 대해서만 가르치고 있는 것을 너무 많이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조차도 죽음에 대한 얘기를 기쁘게 당당하게 웃으면서 할 수 없다는 것은 교회가 천국을 소망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천국을 소망한다면, 천국으로 기뻐한다면 죽음의 문제는 분명 아주 가벼운 얘기로 신자의 마음에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천국을 소망하는 신자에게 죽음은 수고와 눈물의 세상을 떠나서 하나님이 계시는 본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하나님이 계시는 곳으로 돌아가는데 이 어찌 기쁨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신자에게 죽음은 두려움도 아니고 불행도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교회조차도 죽음을 불행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죽음에 대한 얘기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죽고자 하는 교회가 아니라 살고자 하는 교회로 전락됨으로써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실종 내지 약화되어 버렸으며 교회는 이미 교회가 아니라 거대한 사교 단체로 전락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교회가 세상과 사람들에게 참된 생명력이 넘치는 영향을 전혀 끼치지 못하는 것이다. 교회 스스로 참 생명으로부터 마음이 떠나는데 어떻게 생명을 전파하며 나눠줄 수 있겠는가?


작금에 기독교인 숫자가 줄고 교회가 상업적 물량주의로 흐르고 목회자가 도덕적으로 부패하여 개신교의 위기라고 난리다. 그래서 새삼 교회 성장 세미나를 한다. 또한 평양대부흥을 언급하며 다시 기독교의 대부흥을 일으키자고 떠들지만 기독교 위기의 진짜 원인이자 유일한 원인은  교회에서 예수의 십자가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하나님이 나 같이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도 살려 주신다는 은혜로 기뻐하지 않는데 어찌 교회의 위기라고 하지 않을 수 있는가?


교회가 천국과 지옥을 얘기하며 심판과 죽음을 얘기하는 것을 부정적인 면만 가르치는 것이라고 하면서 그렇게 하면 교인들이 줄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이야 말로 엉터리 중의 엉터리며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다.


교회가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참 생명을 얘기하는 것이다. 참 생명은 인간의 죽음을 바탕으로 꽃피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가 교인 머리 숫자나 헤아리면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말에 관심을 두고 목숨을 내 놓고 생명의 말씀만을 전파하고자 했던 사도의 길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야 말로 기독교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천국을 소망하는 교회가 참된 교회다. 천국을 소망하기에 죽음에 대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기쁘게 얘기할 수 있게 된다. 중한 병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신자에게도 살아날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하기보다는 하나님께로 가는 것이기에 기쁘게 세상을 떠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된다.


예수님은 살기 위해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니라 죽기 위해 오셨다. 사도들 역시도 살기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죽기 위해 살았다. 때문에 어떤 고난에도 굴복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그대로 전할 수가 있었다. 이것이 세상이 감당치 못할 신자의 담대함이다.


이러한 담대함이 사라진 오늘날 기독교 현실이 참으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교회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죽는 것이 아니라 참된 생명을 향한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면서 살고 싶은 욕망에 마음이 점령당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

(2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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