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16:13

목사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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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말씀은 그 세대의 죄악을 통렬히 지적하며 회개를 촉구하여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목사는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세상을 향해 그대로 선포하는 역할자이다.


그러므로 목사는 세상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이유도 없는 사람이다. 적어도 목사가 어떤 존재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고, 또 자신을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도구로서의 목사로 인정한다면 말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선지자를 보내셨을 때, 선지자 중 백성들의 눈치를 보면서 말씀을 전한 사람이 있었던가? 말 그대로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이 오직 자신들이 하나님께 받은 말씀만 선포하면서 이스라엘을 책망했던 고집불통의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선지자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던 것이다.


목사란 바로 이런 정신의 소유자여야 한다.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당당하게 선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증거하는 말이 분명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그 말을 선포하는 자로서 당당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는데 그 누구의 눈치도 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약 말씀을 증거하면서 누군가의 눈치를 살핀다면, 그는 말씀을 이용해서 자신의 배를 불리려는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말씀은 누구의 배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대로 어둠의 세상을 향하여 어둠의 상태, 즉 죄악을 지적하여 하나님의 택한 백성을 회개케 하고 십자가로 인도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말씀의 의미가 철저하게 왜곡되어 있고, 말씀을 말씀 그대로 선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이용하여 교회를 자신의 의도한 대로 만들어 가는데 급급할 뿐이다. 또한 재미있고 사람들의 감동을 줄만한 설교를 만들어서 자신의 인기를 구축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유명 목사, 대형 교회 목사의 설교를 짜깁기하여 자기 것으로 포장해 버린다.


내용은 매끄럽고 그럴듯한데 말씀의 권위는 아예 상실되어 있다. 자신이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하나님이 선포하고자 하는 말씀에 자기의 전부를 걸지 않기 때문이다.


설교로 인한 반발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사람들이 듣기에 좋은 말씀만 골라 모으다 보니 죄에 대한 외침과 십자가 복음이 결여되어 버린다.


나아가 동료 목사들을 하나님보다 더 의식한다. 목사들 사이에서 자존심을 세우려고 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교회 부흥일 수밖에 없다. 교회를 부흥시킨 목사를 부러워하는 것이 목사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설교 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싫어하는 말을 내 뱉을 수 있겠는가? 결국 관심은 말씀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고, 다만 세상적으로 눈길을 끌고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일만 하려든다. 부와 권세를 쥐고 있는 교인들의 눈치를 살피고, 자기 판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적당히 변개하여 해석해 버린다.


청중의 기분에 맞춰주면서 어떻게 든 교인 숫자 늘리는데 열성이다. 한 가지 큰일을 이루고 나면 평생을 두고 그것을 훈장처럼 달고 다닌다. 적은 일과 작은 자에게 충성하는 것은 아주 번거롭게 생각한다. 이러한 목사에게서 나오는 설교는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심판과 구원이 실종될 수밖에 없다.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 도다. 네가 지식을 버렸으니 나도 너를 버려 내 제사장이 되지 못하게 할 것이요. 장차는 백성이나 제사장이나 일반이라 내가 그 소행대로 벌하며 그 소위대로 갚으리라.”(호4:6,9)고 말씀한 대로 반드시 목사에 대한 심판이 먼저 오고 중할 것입니다.


목사의 청중의 눈치를 보면서 말씀을 전하고, 교회를 향한 욕망을 간직한 채 말씀을 전한다면 분명히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나타내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결여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은, 세상에 모든 관심을 둔 사람들의 귀와 마음에 즐거움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목사가 청중의 눈치를 보면서 설교한다면, 그것은 목사의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20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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