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20:08

신자의 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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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라면 누구나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나는 과연 정직하게 살았는가?’를 묻기 전에, 신자에게 있어서 정직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것부터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거짓말로 남을 속인 일이 없으면 정직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도 정직의 일부분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신자의 정직은 그런 수준의 것은 아니다. 만약 신자의 정직을 그런 수준으로 이해한다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아도 신자들처럼 살아간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주는 것 밖에 안된다.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은, 말 그대로 속이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남을 속이지 않았다고 해서 정직하게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이 정직을 어떻게 이해하든, 신자에게 있어서 정직이란 쉽게 말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사실 그대로 드러내고 증거하는 것이다. ‘예는 예로 아닌 것은 아니오’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악을 악하다고 선을 선하다고, 옳은 것은 옳다고 틀린 것은 틀리다고 사실 그대로 말할 수 있어야 정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신자로서 속임이 없는 삶이다.


따라서 만약 악을 악이라고 말하지 못한다면, 또한 선을 선이라고 말하지 못한다면, 또한 잘못된 말을 듣고도 잘못 되었다고 지적하지 못한다면 이 모두가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신자가 정직하게 산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옳은 것을 옳다고 해야 하고, 자신 역시 옳다고 믿는 바대로 행동하고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사람들의 반응을 외면한 채 신자로서 할 말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사람은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상대가 자신보다 위에 있거나 힘이 있을 때, 그 앞에서 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그야말로 혹시 상대를 기분 상하게 함으로써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는 두려움조차도 도외시해야 가능한 것이 신자의 정식함인 것이다.  


그래서 신자가 정직할 수 있는 것은 진리 위에 서서 진리대로 행하고 진리대로 증거할 때뿐이다. 상황이 바뀔 때마다 말을 바꾸어서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평판을 받은 한 정치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상황이 바뀌어 했던 말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을 뿐이다.” 그 사람의 논리에 따르면 상황이 바뀌면 했던 말도 뒤집을 수 있고, 또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전혀 문제 될 것 없다는 뜻이 된다.


또한 진리는 항상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뜻도 되어버린다. 그러나 진리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다. 상황이 바뀔 때마다 진리도 바뀐다면 상황 따라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곧 진리를 따라 사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진리는 절대 불변이기 때문에 신자는 상황이 어떻게 바뀐다고 해도 진리만을 따른다면 그 말은 바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자가 하나님만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정직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과 지키심 안에 자신이 들어와 있음을 믿지 못한다면 정직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주변 상황과 형편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길을 선택함으로써 말이 달라지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눈치 때문에 옳은 것을 옳다고 하지 못하고 틀린 것을 틀리다고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신자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에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하나님을 전지전능하시다고 하면서 몸을 죽이는 권세를 두려워하기에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여호와를 목자라고 하면서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는 들어서지도 못하고 들어 설려고도 하지 않기에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믿는 바대로 행하는 신자라면 어떤 일에도 요동하지 않고 자기 믿는 바대로 생명을 걸면서까지 따를 수 있는 것이 참된 정직이다.


신자는 여호와의 구원을 확신하는 사람이다. 어떤 환난이 있다고 해도 환난이 환난으로 끝나지 않고 반드시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을 믿는 것이 신자다. 또 환난에서도 불쌍하고 믿음이 없는 자들을 섬겨서 그리스도의 빛 가운데로 인도하라고 자기를 그런 처지에 보내었다는 것을 믿는 것이 신자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믿는 바대로 행동해야 하지 않는가?  그래야 정직한 신자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대개 보면 믿음으로 재물과 권력을 얻어서 그것으로 자신을 굳건히 세우려고 한다.즉 재물과 권력이 자신을 굳건히 세우는 힘이지, 하나님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도, 나아가 정직함도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니 말과 행동이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는 ‘믿음이 약해서...’라는 자조섞인 말로 모든 것을 합리화하고 덮어 버리려고 한다.만고불변의 진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에 드러나신 하나님의 사랑뿐이다.


독생자까지 죽이시며 우리를 구원해 주신 그분의 그 견고한 사랑에 이미 붙들린바 된 신자가 왜 요동하겠는가? 세상의 어떤 세력도 신자를 그 사랑에서 끊을 수 없지 않는가? 그 진리를 정직하게 믿고 있다면 어떤 흑암이 닥쳐도 자신이 요동할 이유도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한 자들을 불쌍하게 바라보게 된다.


그렇다면 그러한 사람들에게 세상의 그 무엇도 소망이 되지 못하고 오직 하나님의 사랑만이 유일한 소망이라는 것을 전하는 것이 신자의 정직이 아니겠는가?


믿음을 세상의 복이나 얻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잘못된 것이며 하나님의 사랑만을 의지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배설물로 보게 되는 것이 믿음임을 증거할 수 있어야 정직한 믿음이지 않겠는가?


단순히 거짓말 안 하는 것쯤은 교회 나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양심적으로 살려고만 힘쓰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자의 정직은 자신이 믿는 바대로 이 세상이 흘러가는 유행과 사상과는 상관없이 영원한 진리만을 따르며 살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자신이 믿는 진리를 진리 그대로 증거 하고자 힘쓰는가를 묻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십자가를 말하고, 신자를 십자가를 따르는 주의 종이라고 말하면서 세상에서는 부요한 복을 누리고 싶어하고 그것을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정직하지 못하고 거짓된 길을 가는 것이다.


괜히 신자답게 보이려고 윤리적으로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거나 그런 흉내를 낼 필요는 전혀 없다. 신자가 온전한 믿음 위에 정직하게 살고자 한다면 그러한 윤리 도덕은 자연히 있게 되기 때문이다. 진리 없이는 정직할 수 없으며, 정직하지 못한 믿음을 믿음이라고 할 수 없다.

(20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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