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30 11:47

사랑 그리고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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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8:32)고 했다. 예수님의 말씀을 공부하여 그 가르침대로 경건하고 고상하게 살면 자유케 된다는 뜻이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사상과 신념과 철학을 그리고 나아가서 인격과 품성을 아무리 최고의 고상한 경지로 끌어 올린다고 해도 물질에 대한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것이 인간의 구조이며 한계성이다.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진실된 관계를 맺는 길 뿐이다. 주님은 십자가에 죽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다. 그러나 십자가에 죽으신 것 자체가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랑이 결실된 모습일 뿐이다.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모습은 그 보다 훨씬 이전 상태에 있다고 봐야 한다. 즉 우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용납해 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의 모습을 그대로 용납하시고 받아주셨기에 십자가에 죽으실 수 있었던 것이다. 죄인 된 인간 심지어 원수 된 자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신 것이 바로 십자가 사랑의 출발이자 핵심인 것이다.

주님은 인간더러 변화되라는 요구를 하지 않으셨다. 억지로 바꾸지도 않으셨다. 우리를 있는 상태 그대로 인정하셨을 뿐이다. 물론 악을 악으로 보지 않으셨다는 의미가 아니라 악에서 헤어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아시고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주셨다는 뜻이다. 이 사랑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있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도덕적, 종교적으로 거창하게 희생이나 자비로 선전할 필요가 없다. 대신에 하나님만이 할 수 있는 사랑의 본질을 그대로 완벽하게 드러내 보인 현장으로 이해하고 선포해야 한다.

이 사랑을 알게 된 신자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신자가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상대방에게서 사랑할 만한 조건을 발견하려는 것이다. 신자가 예수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안다면 상대방에게서 사랑할만한 조건을 찾아서는 안된다. 예수님이 나에게서 사랑할만한 조건을 찾으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죄악과 악이 설치며 모순과 왜곡으로 가득 찬 곳임을 받아 들여라. 그렇다면 악인이 형통하고 의인이 고통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신자가 형통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세상의 실체를 제대로 보지 않고 있는 증거이다.
세상의 구조는 악인이 형통하고 의인이 고난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기에, 의인의 고난으로 세상을 비난하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그러므로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는 말씀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일이다.
이것이 진리 안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이다.

또 언뜻 주위를 둘러보면 사랑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혈연관계라 별다른  노력하지 않고도 본능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집안 식구조차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다. 자꾸 상대에게서 사랑할 수 있는 모습을 찾거나 내가 무조건 참고 희생하고자 해서 그렇다.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참아 넘겨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가치를 따지는 것은 도토리 키재기일 뿐이다. 악한 세상에서 지지고 볶으며 살아야 할 인간은 하나 같이 연약하고 불쌍하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죄악과 고통으로 가득찬 세상 속에서 서로 상처와 사랑을 교대로 주고받으며 살아야 한다.

사랑스럽지도 않은데 상대를 변화 시켜가며 억지로 사랑해보려 노력하는 것은 헛수고다. 상대의 잘못이 있어도 내가 주님의 사랑으로 대해야지 노력하는 것도 나를 변화시키려는 몸부림일 뿐이다.

상대나 나나 하나님의 참 사랑 없이는 똑 같이 불쌍하고 비참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철저하게 인정해야 한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할 수 있는 것이 예수를 믿어 찬양하고 기도하면  구름 위에 붕붕 떠다니는 것처럼 된다는 것이 아니다. 십자가에 실현된 사랑의 진리를 알기 때문에 우리도 같은 사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숭고하게 생명까지 바치라는 것이 아니다. 모순과 잘못 투성이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인간의 눈에 사랑할만한 구석이 단 하나 없음에도 용서하셨던 주님과 동일한 출발점에 서서 그들을 대하라는 것이다.

이 길 외에 인간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은 어느 시대 어디에도 없다.

(2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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