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0 16:28

중국 방문기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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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며 같은 상에 둘러앉은 분들과 인사를 하는데 50대로 보이는 남자 한분이 내몽골 지역에서 10시간 기차를 타고 오신 분이다.

전도사님께 10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오시려면 많이 힘드시겠다고 하니 중국에서는 10시간 기차를 타는 것은 보통이라고 한다. 20시간 넘게 기차를 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중국 땅덩어리가 넓긴 넓은 모양이다.

점심을 마치고 잠시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아주 익숙한 장면 하나가 눈에 띈다. 청년들이 하나같이 휴대폰을 꺼내들고 연신 버튼을 눌러 대고 있는 것이다. 아마 문자를 보내는 듯 했다.

그러고 보니 하얼빈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마중 나왔던 자매가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던 것이 생각난다. 어딜 가나 젊은 사람들에게 휴대폰은 단순한 소통의 수단으로서의 매개체라는 의미를 넘어선 것 같다.

과거 아날로그 휴대폰은 기성세대의 사업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통신수단이었지만  휴대폰이 디지털화 되고 스마트폰 세대가 되면서 이제는 개인 미디어로 개념이 변화되었다.

여기서 잠시 화제를 청년들과 휴대폰으로 돌려보자. 휴대폰은 현대 젊은 세대들에게는 ‘나’라는 주체와 동일시된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잠시라도 휴대폰이 자신의 손에서 떠나 있으면 불안해하고,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는 강박관념으로 끊임없이 휴대폰을 활용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컬러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끊임없는 문자를 통해 대인관계를 유지하며 타자와의 연결고리를 찾는다.

만약 대인관계에서 소외가 되면 휴대폰은 그야말로 자신의 친구이며 전부가 된다.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티브이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사진을 찍는 것으로 자신의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휴대폰을 쉬지 않고 만지작거린다.

그런데 이러한 휴대폰 문화가 지금은 초등학생으로까지 내려가 있다는 것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필요에 의해 휴대폰을 선택한다기보다는 휴대폰 문화에서 소외될 수 없기에 선택하는 것임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나라의 초등학생부터 청년들의 세대는 이미 휴대폰에 종속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부모들도 어린 자녀들에게 휴대폰을 손에 쥐어주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방법에까지 관심을 두지 않으면 안된 시대가 된 것이다.

중국 땅에서 청년들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순간 의문 하나가 머리를 파고든다. 그것은 중국인은 한자를 사용하는데 도대체 그 복잡한 한자를 어떻게 휴대폰의 12개의 버튼을 이용해서 문자로 보내는가 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한자를 쓰는 방식으로 휴대폰 문자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설사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한자 한 글자 작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문자를 보내면서 속 터져 죽을 사람 여럿 나올만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청년들이 휴대폰 버튼을 누르는 손놀림은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의 손놀림과 다르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강의 시간이 되었다. 이젠 통역을 통해서 하는 강의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다. 전도사님이 통역을 하기 쉽도록 적당한 선에서 말을 끝내면서 다음 내용을 이어가니 크게 어색하지도 않다.

그런데 점차 강의에 몰입되면서 내가 지금 어디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지 잊어버리고 목소리가 커지가 급기야 전도사님이 목소리를 좀 줄여 달라고 한다. 나는 순간 ‘아차’하고 소리를 죽이며 마음 놓고 말하고 듣는 은혜가 큼을 다시 생각한다.

오후 강의 역시 오전 강의 때의 열의 그대로였다. 식사 후라 졸음이 오는지 우리를 마중 나왔던 자매는 졸음을 쫓기 위해 거의 발악을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오후 강의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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