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14:11

믿음과 바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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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얘기할 때 사람들이 빼 놓지 않고 언급하는 것이 ‘실천’이다. 믿음의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 곧 믿는 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믿음의 내용은 실천되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믿음의 내용이 무엇이며 실천의 주체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믿음을 주시고 뒤로 물러나 계신 것으로 여긴다. 믿음을 주신 것으로 하나님의 일은 다 하신 것이고, 나머지는 믿는 사람들이 믿음을 실천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용광로에 풀무질을 하는 것처럼 성령의 능력을 불어 넣어 줌으로써 신자가 사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자로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바른 삶이다. ‘바르게 살기’ ‘바른 가정 만들기’ ‘바른 교회 만들기’가 믿음 있는 자의 사명이며 믿음을 주신 하나님의 뜻인 것처럼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믿음이 기껏 인간을 바르게 살게 하기 위해 주어진 것인가? 도대체 바른 삶으로 무엇을 증거하겠다는 것인가?


신자가 바른 삶을 살아야 하나님이 욕을 안 먹고, 또한 세상이 믿는 자를 칭찬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이 돌려진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과연 하나님이 그러한 영광을 원하시는가? 하나님이 하나님을 알지 못한 저주의 자식들로부터 영광받기를 원하시느냐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택하시고 부르시고 믿음을 주심으로써 ‘죄의 자식으로 태어나 저주 아래 있던 나를 생명으로 옮기신 분이 누구신가?’를 바라보게 하신다.  


그리고 나를 위해 피 흘리신 주님의 은혜 아래 굴복하게 하시고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게 하심으로 영광 받고자 하시는 것이다.


즉 세상이 하나님을 인정하는가 인정하지 않는가? 세상이 믿는 자를 칭찬하는가? 욕하는가?에 관심을 두지 않으시는 것이다.


또한 세상이 아름답게 여기는 바른 생활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라고 말씀하신 적도 없다. 이런 모든 것은 윤리와 도덕에서 믿음의 증거물을 찾고자 하는 인간이 만들어 낸 거짓된 것일 뿐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아무리 수준 높은 바른생활로도 죄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국 멸망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실체를 고발하는 현장이다. 그리고 무엇이 죄로부터 구출하였는가를 보게 한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믿는 믿음 앞에서는 바른생활을 주장할 수 없다. 단지 죄에 묶여 있던 나를 자유롭게 하신 그리스도의 의로움만을 주장하게 하고 자랑하게 할 뿐이다. 이것이 믿음의 내용이다. 그리고 성령을 보내심으로 이 내용을 실천하게 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십자가 앞에서 자신의 무능을 확인하며 그리스도의 의로움으로 감사하는 것이야 말로 하나님이 보실 때 가장 바른 생활인 것이다.


믿음이 인간의 의지에 의해서 생산되는 것이라면 믿음의 주인은 인간이다. 인간이 믿음의 주인이라면 스스로의 의지로 믿음을 통제하고 조절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스스로 믿음을 포기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 믿음이라면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다. 오히려 믿음이 인간을 주관하며 다스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순종하는 것은 바른 생활을 실천하는 것으로 증거되는 것이 아니라 죄인에 불과한 나를 부르시고 그리스도의 의로 입히신 주님께 감사하고 자랑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믿음에 인간의 의지와 행함을 포함 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 열심으로도 얼마든지 의를 생산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바른 생활로서 믿음을 보이고자 하는 것은, 자신을 다듬어서 빛된 존재로 세상에 내세우고 싶어 하는 욕망이다. 그리스도를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이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것이 십자가의 능력을 부인하는 것이다.

(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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