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22:37

간절함이 없는 신앙

조회 수 2187 추천 수 2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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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중심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며, 그 십자가는 신자에게 구원의 능력이 된다. 그러므로 신자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감사와 감격의 현장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왜냐하면 구원과 상관이 없는 인간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로 인해 하나님의 구원에 붙들린 자가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은혜로만 가능한 기적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예수님이 피 흘려 죽으신 십자가가 감사와 감격으로 다가오기는커녕 이미 오래전 관념적인 종교부산물로 전락한지 오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학교에 들어가면 의례히 배워야 하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처럼 대하고,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배우는 것도 수능을 잘 쳐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목적인 것처럼 십자가 또한 구원을 받고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선택하는 하나의 과목처럼 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십자가에 감사와 감격이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십자가에 피 흘리고 죽으신 그리스도에 대한 간절함 또한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인 것이다. 설사 예수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고 해도 십자가의 은혜 때문이 아니라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고 병을 고쳐주신 예수님의 능력으로 득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즉 세상을 향한 욕망이라고 말한다면 섣부른 생각일까?


그러나 지금 우리의 마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에 대해 얼마나 간절한가를 생각해 본다면 지나친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처럼 예수님에 대한 간절함이 없는 믿음이라면 그 믿음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간절함이 없는 믿음이라면 그것은 앞서 말한 대로 관념적 사고에 불과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원은 교회를 찾는 자에게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부산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찾음으로 구원이 확보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저 교회를 다님으로 구원을 유지하면 된다고만 생각한다. 이런 상태의 사람에게 십자가 은혜의 감격과 감사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십자가 앞에서 인간은 예수님을 못 박은 죄인일 뿐이다. 스스로 일어날 수 없는 죄인일 뿐이고, 병든 자고, 소경이다.


그런데 인간의 이런 실상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를 자유롭게 하시고, 죄에서 건져주시고, 의롭게 하실 구원자를 갈망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예수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부자로, 의원이 필요 없는 건강한 자로 착각한 채 살아가기 때문에 예수님에 대해서도, 예수님이 흘리신 십자가의 피의 은혜에 대해서도 간절함이 없는 것이다.


뜬 눈으로 밤을 새는 파수꾼은 아침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릴 것이다. 깊은 병이 든 사람은 자신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의사를 간절히 원할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보전에만 관심을 두고 소유한 것을 지키고 유지하기만 하면 되는 사람에게 예수님을 향한 간절함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십자가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감격 역시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예수님이 “너의 눈이 뜰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하자. 누구에게 그 말이 가장 큰 감격과 감사로 다가오겠는가? 당연히 소경이다. 눈이 멀쩡한 사람에게 예수님의 그와 같은 말은 아무런 감격도 감사도 되지 못한다. 소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가 너를 깨끗하게 하셨다”라는 말은 죄로 인해 멸망에 처한 자기 현실을 아는 사람에게는 놀라운 감사와 감격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것이 구원의 현실이다.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감사가 없다는 것은 인간의 실상에 대해 무지하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즉 자신의 실상을 보지 못하고 세상의 참된 현실을 보지 못하는 소경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의 고난을 말하기 전에 먼저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은혜를 향한 간절함이 있으며 감사와 감격이 있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 그 실상을 자신의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그에게 예수님은 간절함의 대상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200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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