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20:12

설교자와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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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설교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한다. 온누리교회의 두란노서원과 한국설교학회가 '제1회 대한민국신학대학원생 설교대회'를 개최하였다는 말을 듣고 도대체 이 사람들이 설교가 무엇인지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속에 있는 울분을 끄집어내고 싶은 마음에서다.


설교 대회를 하는 것은, 결국 누가 설교를 제일 잘하는가를 심사하여 포상하겠다는 의도다. 물론 설교는 잘해야 한다. 하지만 설교를 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아는 것이 급선무이지 않겠는가?


현대는 기독교 방송의 등장으로 인해서 많은 목사들의 설교를 손쉽게 접할 수가 있다. 그리고 여러 목사들의 설교를 들으면서 나름대로 설교를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신자들이 ‘저 목사는 설교를 잘한다’라고 평가할 때 그 기준이 과연 무엇이겠는가? 사람의 감각을 자극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력이 있고, 사람을 만족시키고 귀를 즐겁게 해주면 잘하는 설교로 평가하지 않겠는가?


설교를 하는 목사에게 가장 큰 유혹은 설교를 잘해야겠다는 탐욕일 것이다. 설교를 잘함으로써 교인들에게 인기가 있고 인정받는 목사로 남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혹이 목사로 하여금 신자와 예수님을 만나게 하는 설교가 아니라 신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설교를 하게 하는 것이다.


즉 목사가 설교를 이용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함으로써 목사가 오히려 말씀의 훼방자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청중의 인정을 받기 위한 설교를 하고자 하기 때문에, 결국 하나님 편에 서서 말씀을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편에 서서 자신의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설교의 가치는 결코 청중의 반응으로 평가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설교의 가치를 청중의 반응으로 평가한다면, 이스라엘에게 설교했던 선지자들이나, 유대인들에게 설교 했던 예수님이나, 사도들은 지독히도 설교를 못했던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구약의 선지자들의 설교를 누가 좋아했는가? 이사야 예레미야 선지자들의 설교가 이스라엘에게 환영을 받은 적이 있던가? 오히려 철저하게 외면을 받았지 않은가? 예수님의 설교는 또 어떤가? 만약 이번 설교 대회에 예수님이 출전하셨다면 1등 하실 수 있었을까?


설교는 오직 복음을 위해 존재한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증거함으로써 죄인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는 것이 설교다. 그러므로 잘하는 설교, 위대한 설교는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가 들어 있는 설교일 뿐이다.


여기에는 말 재주가 상관이 없다. 사람들에게 배척을 받아도 상관이 없다. 세상 모두가 외면을 해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다면 위대한 설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교가 위대하다고 해서 설교자도 위대한 것은 아니다. 즉 설교와 설교자를 일치 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설교자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설교 실력이나 설교의 내용이 아니라 평소 그의 믿음 생활이기 때문이다.


즉 설교가 복음적이기 때문에 설교자를 복음적일 것이라고 섣불리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설교와 삶이 전혀 동떨어진 것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설교에는 1등 2등이 있을 수 없다. 다만 ‘하나님의 말씀이냐 사람의 말이야?’만 있을 뿐이다. 설교에서 볼 것은 오직 복음 밖에 없다.


앞서 말한 대로 십자가를 증거하는 것이라면 위대한 설교다. 그런데 과연 설교 대회의 심사자들이 이런 기준으로 설교를 보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설교자의 태도나, 음성, 설득력, 청중의 반응, 말 재주 등 모든 것을 종합해서 평가하지 않겠는가?  결국 설교에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술자를 뽑겠다는 것 밖에 더 되겠는가?


그러므로 설교 대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한국교회의 타락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설교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기회일 뿐이다.


물론 설교 대회의 취지가 ‘무엇을 말하는가?’를 보고자 하는 것에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말재주나 인간적 요소는 배재한 채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 전하고, 인간의 죄와 죽음에 대해 선포하는 설교가 1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설교하는가?’에 주목한다면 결국 인간의 테크닉을 따질 것이다.
그것은 이미 말재주 대회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지만 가장 잘하는 설교는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신 예수님만 얘기하는 것이다. 예수님을 이용해서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설교가 아니다. 아무리 언변이 좋고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켜도 설교가 아니다.


그런데 현대 교회의 대부분의 설교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감동을 줄 수 있는가?”에만 주목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강단에서 설교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20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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