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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초기 기독교의 유무상통, 즉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었던 삶의 형태를 4:32-35절에서 다시 반복하여 강조한다.


이것을 보면 누가는 그리스도인이 사유 재산을 포기하고 자기 재물을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줌으로써 그들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없었던 것을 초기 기독교의 특징으로 강조하고 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누가는 이러한 초기 기독교의 모습을 오늘날 교회가 이루어야 할 교회됨의 모본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자기 사유 재산이 없었던 초기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참된 교회됨을 이루는 길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의 기독교를 보면 초기 기독교의 모습을 지향하는 여러 공동체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그 어떤 공동체도 초기 기독교와 같은 유무상통의 모습을 실현하지 못했다.


그렇게 보면 사유 재산이 없어서 부자도 없고 가난한 사람도 없는,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아무런 차별이 없는 말 그대로 공평과 평등으로 존재하는 공동체는 인간의 이상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희망으로 존재할 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삶을 왜 실현할 수 없을까? 사유 재산이 없이 함께 일하고 소득은 필요에 따라 분배하면서 부자도 가난한 자도 없이 함께 살아가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왜 실현할 수 없을까? 그것은 지금의 인간이 현실의 삶에서 자기 생존을 위해 전력투구하며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자기 생존이라는 본능에 지배받고 있기 때문에 초기 기독교의 모습은 다만 이상의 희망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 초기 기독교는 어떻게 그러한 삶이 가능했을까? 그들도 우리와 같은 본성을 가진 인간이다. 따라서 그들이  실천한 삶이라면 오늘 우리에게도 실천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그들의 유무상통의 삶이 계속 지속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유무상통의 삶이 계속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한 예가 구제로 인한 문제의 발생이다. 과부들은 자기 재물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내어 놓는 사람들 덕분에 쓸 것을 공급받아 살아가는 입장에 있다.


그런데 자신이 구제에 빠진 것으로 인해서 불평을 하게 된 것이다. 쓸 것을 받지 못하면 생존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들과 똑같이 받고자 하는 생존 욕구가 불평을 하게 한 것이다.


초기 기독교는 하늘로 가신 예수님이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다시 오실 것으로 믿었다. 그리고 다시 오시면 약속하신 메시아의 나라를 실현하실 것이라고 믿었다. 이런 믿음 안에 있는 그들에게 사유 재산이란 사실 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현실은 예수님이 곧 오신다는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곧 오신다는 것을 자기 현실로 바라보는 그들이었기 때문에 자기 재물을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는 삶이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재림이 지연되면서 결국 그들도 생존의 문제를 자기 현실로 바라보게 되고, 자연히 유무상통이라는 것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우리 역시 예수님의 재림을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일로 여긴다. 예수님이 오신다는 것이 현실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현실을 살아간다. 이것이 초기 기독교의 삶을 실천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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