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30 11:43

종교와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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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물건이 있고, 물건에는 각기 나름대로의 용도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용도를 따라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물건이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용도에 맞는 것이라면 쓸모 있는 것으로 대접받을 것이고, 용도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면 구석에 쳐 박혀져 자리만 차지하는 쓸모없는 것으로 대접받게 된다. 버리려니 아깝고 그냥 갖고 있으려니 귀찮은 것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용도의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종교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종교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용도를 따라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종교에 기대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이고 일차적인 용도라면 죽음 이후의 구원의 문제일 것이다. 죽어서 천국에 가는 용도로 종교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처럼 구원의 문제에 있어서 기독교는 기독교가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가? 다시 말해서 종교가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용도, 신을 믿음으로 인해 불안과 걱정과 염려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누리고 성공을 가져오고 도덕적인 삶을 살며 인격적으로도 변화되고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고 희생하는 삶의 모습에 있어서는 기독교만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은가?

비록 타 종교와 기독교가 내용적으로는 기독교와 동일하지 않다고 해도 결과적이고 외형적인 모습으로 본다면 같아 보이지 않는가?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일, 도덕적인 삶들이 드러나는 모습들이 과연 기독교와 타 종교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처럼 실천의 삶에 있어서는 기독교와 타 종교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종교 중에 자신의 마음에 맞는 것을 골라 선택하면 된다는 말이 성립되는 것이다. 또한 기독교인 역시 다른 종교가 구원 외의 용도, 앞서 말한 대로 도덕적이고 선한 삶을 실천하는 일에 있어서 무익하다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마음의 평안을 얻고 재난을 대비하고 도덕적인 삶을 위해 나름대로 종교를 선택하는 것을 기독교가 비난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명 타 종교에도 심적인 평안과 도덕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종교가 종교일 수밖에 없는 것은 절대자를 만나는 것이 관심이 아니라 인간에 의한 인간의 관심이 궁극적인 목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독교도 얼마든지 종교로 전락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비록 기독교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그것으로 기독교를 참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나님을 믿되 각기 자신의 용도에 따라 믿는다면 그것은 믿음이 아니라 종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참됨은 인간에 의한 인간의 관심이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심이 무엇인가가 계시를 통하여 드러나는데 있다. 그 관심이 바로 십자가를 통해 누구든지 하나님께로 나아오는 자는 구원하시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께 나아올 수 없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길로써 세상에 보내신 것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기독교의 참 진리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는 말씀대로 인간 스스로는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없음을 알았기에 길이 되시는 예수님을 향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을 선포하는 것이 기독교이며, 이 기독교에는 인간의 필요에 의한 선택이 담겨 있지 않고, 인간이 필요로 하는 용도가 담겨 있지 않기에 종교와 다를 수밖에 없다.

종교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 신 앞에 무릎을 꿇지만 기독교는 십자가에 담겨 있는 사랑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유일신이라는 것을 내세워서 타종교를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성경에 계시된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따질 뿐이다.

(2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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