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5 09:15

절기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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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지키는 몇 가지 절기가 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성탄절과 부활절, 그리고 맥추절과 추수절이다. 이 외에도 거의 모든 교회들이 송년 주일, 신년주일, 어버이 주일, 어린이 주일처럼 특별한 명칭을 붙여서 주일을 지키기도 한다. 그리고 이처럼 절기나 특별한 명칭이 붙은 주일이 되면 교회는 그에 따른 여러 가지 행사를 하기도 한다.


절기의 유래는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스라엘도 하나님의 규례에 의해서 수많은 절기를 지켜왔다. 안식일이라는 날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매월 초하루에 지키는 월삭이 있었으며 유월절, 장막절, 오순절과 같은 3대 절기와 함께 안식년 희년이라는 것도 지켜왔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규례였으니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세우신 절기들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규례를 따라 철저하게 모든 절기를 지켰던 이스라엘에게 큰 잘못이 있었으니 그것은 절기의 의미를 무시한 채 절기를 지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 것이었다. 즉 하나님은 절기를 지키는 것을 통해서 이스라엘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가르치고자 하셨지만, 이스라엘은 다만 날과 달을 지키는 자체를 신앙으로 여긴 것이다.


하나님은 이러한 이스라엘을 기뻐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그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뇨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나의 가증히 여기는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사 1:12,13절)는 말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즉 절기를 지키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 기쁨이 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이 절기를 지키는 것은 하나님과 전혀 상관없는 자기들만의 종교놀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런데 신약에 오면 사도 바울이 또한 이 문제를 지적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너희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니 내가 너희를 위하여 수고한 것이 헛될까 두려워하노라.”(갈4:10,11)는 말이 그것이다. 물론 사도 바울은 절기를 지키는 것 자체를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처럼 절기를 지키는 것을 책망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절기를 지키는 것은 자신들의 신앙이었고 의로움이었다. 절기를 지킴으로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는 것으로 여겼고, 하나님을 믿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복음은 절기를 지키는 것을 신앙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회가 절기를 지킨다면 그것은 오직 우리를 온전케 하신 그리스도의 은혜를 생각하고 감사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교회가 절기를 정하여 지키는 것에는 이러한 의미를 찾을 수가 없다. 부활절이든 성탄절이든 맥추절이든 추수절이든 모든 절기에는 어김없이 헌금이 따르고 있다. 심지어는 송년 주일 신년 주일이라는 것에도 헌금을 하도록 한다.


물론 그러한 날에 헌금을 하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 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할 수는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헌금에 목적을 두고 절기헌금의 예산이 얼마니 예산을 초과할 수 있도록 힘쓰라는 등의 말을 한다면 그것은 분명 돈에 목적을 둔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스라엘은 절기를 지킴으로 자신들의 구원을 확보했다면, 현대 교회는 절기를 동원하여 교회 재정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과연 갈라디아 교회를 책망한 사도 바울이 이러한 한국교회를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교회는 무엇을 하든 그 모든 것은 신자로 하여금 영원토록 살아계신 예수님을 바라보도록 하고 그분의 은혜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 목적이어야 한다.


이 목적을 상실한 채 행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결국 교회의 부흥을 위한 것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은 이미 교회가 아니라 사단의 집단일 뿐이다.


(200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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