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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가 자살하면 구원을 받지 못하는가?’


유명연예인이 자살하고 전직 대통령이 자살을 하는 일이 일어나면서, 신자들 가운데 자살과 구원의 연관성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스스로 끊어버렸으니,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이 없는 것이고, 또한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어도 참고 견디는 것이 신앙인데 자살을 했으니 역시 믿음이 없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목사들 가운데서도 공공연하게 자살 하면 지옥 간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실소가 나온다. 어처구니없는 그런 말을 마치 정답인 것처럼 당당하게 말하는 그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자살을 하는 사람은 대개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을 정도의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무거운 짐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그 짐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간절함이 스스로 죽는 길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또는 자기 자존심이 상하는 일로 인해서 자신의 무너짐을 경험했을 때 수치와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해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아니면 우울증이라는 병으로 인해 자살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자살을 택한 사람들의 심적 고통과 그들이 안고 있는 무거운 짐 등을 알 수 없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함부로 그들의 죽음에 대해 논의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신자가 자살을 하면 지옥에 갈까?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해보자. 신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아니어서 지옥 가는 것이라면, 그러면 자살을 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은 매일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간다고 볼 수 있는가?  


자살을 하는 것이 신앙이 아니라면, 매일 세상을 향한 욕망을 포기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우리는 신앙으로 살고 있는 것인가? 자살을 하는 것은 신앙이 아니어서 지옥 간다고 말한다면, 매일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세상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우리 역시 신앙이 아니기 때문에 지옥 간다고 해야 옳다.


물론 자살을 정당화 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소관이다. 우리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인도된다. 그러므로 현재의 상황으로 미래를 판단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어떻게 전개해 가실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자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믿고, 비록 주어진 현실이 고통과 무거운 짐이라고 해도 그 자리에서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죄를 대신해 온갖 멸시와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주를 바라보게 그 주님 앞에서 우리의 자존심이라는 것도 교만일 뿐임을 알게 된다.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이 경험하게 하시는 인생의 밑바닥을 견디지 못하여 자살을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지옥 가는 것이라면 우리 모두는 지옥 가는 것이 마땅하다. 왜냐하면 우리도 매 순간 하나님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에 소망 둘 곳이 없어서 자살을 한다면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애당초 세상에는 소망이 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다. 자신의 죄인 됨을 깊이 자각한다면 인생의 어떤 밑바닥에서도 피 흘리신 주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자살했다고 해서 지옥 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자살하지 않았다고 해도 천국 가는 것도 아니다.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하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의 의로움이기 때문이다.


(200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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