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5 17:54

자유의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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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리에 자유의지론이라는 것이 있다.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해서 스스로 모든 일을 결정하며 살 수 있는 의지를 주셨는데 그것이 자유의지라는 것이다.


물론 인간에게는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 그것을 자유의지라고 한다면 과연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가부터  생각해야 한다.


일례로 현 사회에는 질서를 위해 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 법은 모든 사람들에게 제약으로 작용한다. 인간이 어떤 집단에 속해 살아간다면 그 집단의 법아래서 법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것으로 이미 그에게는 자유라는 것은 없다. 따라서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산다는 것부터가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되는 말인 것이다.


그런데도 기독교 안에서 자유의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만 끌려 다니는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반발심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인간을 하나님의 다스림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독립적인 존재로 보려는 것이다.


만약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는 인간으로 본다면, 그야말로 인간이 스스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된다. 그것이 싫은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는 것이 인간이라면, 그 인간이 하는 신앙적인 모든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다스림에 의한 것이라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그 무엇을 가지고도 인간의 공로로 내세울 수가 없게 된다. 다만 ‘하나님의 다스림에 의해서 하게 된 것뿐입니다’라는 고백만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사도 바울은 “그러나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는 말로 고백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은 하나님의 다스림에 아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인간이 한다’는 것은 성립될 수가 없다.


그래서 자유의지라는 말을 만들어 내어서 인간이 독립적인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선을 선택하며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 가능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의 가치와 존재의미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하는 말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면 인간이 로봇이란 말이냐’라는 반발이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인간에게 의지, 또는 자유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라는 문제보다는 ‘인간에게 있는 의지가 무엇을 지향하느냐?’이다.


인간의 의지는 오직 악을 지향하게 되어 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것은 무의식 상태에서가 아니라 분명 그들의 의지다. 그때의 인간의 의지는 하나님같이 되어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보고자 하는 것으로 지향되었다. 이것이 악한세력에게 붙들린  인간의 의지다.


그러므로 인간의 의지는 하나님의 선택에 의해 발생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아닌, 자신이 몸담고 살아가는 기존 세상이라는 악을 지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인간의 의지가 기존의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하게 된다면 그것은 외부에서의 어떤 개입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그것을 성경은 '은혜’라고 한다.


롬 11:34-35절을 보면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뇨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뇨”라고 한다.


인간의 본래 의지로는 스스로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한 인간이 하나님께 하나님의 뜻대로 자신을 사용해 달라고 내어놓는다면, 그 의지는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는 신자의 자연적인 순종일 뿐이다. 그러므로 신자에게는 내 의지는 없다. 다만 은혜일뿐이다.


(200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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