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16:10

옆으로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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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는 세 가지 방향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위로 사랑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래로 사랑하는 것, 그리고 세 번째가 옆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방향의 사랑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 세 번째인 옆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위로 사랑하는 것과 아래로 사랑하는 것은 모두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과 만족이 있는데 옆으로 사랑하는 것에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 없이 오히려 희생과 양보와 손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아래로 사랑하는 것은 자식 사랑이다. 흔히 내리 사랑이라고 말하는 이 사랑은 자신의 핏줄에 대한 애착과 또한 자식은 곧 자신의 자랑이라는 것 때문에 과도할 정도의 사랑을 퍼 붓는다. 즉 내리 사랑을 통해서 돌아오는 것은 자랑인 것이다.


또한 위로 사랑하는 것은, 자신보다 힘 있는 위치에 있는 자를 사랑함으로써 뭔가 얻어낼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옆으로 사랑하는 것은, 자랑도 얻어낼 것도 없다. 오히려 함께 나눠 먹어야 하거나 아니면 경쟁을 해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사랑하기보다는 싫어하게 되고 가까이 하기보다는 멀리 하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며 교회 일에 열심이고  구제 헌금 내는 일에도 선뜻 응할 수 있는 신자마저도 같은 교회의 신자들끼리는 시기와 질투와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죄의 모습인 것이다. 이것을 보면 사람은 참 치사한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오직 자신의 유익을 따져 마음이 달라지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진다. 싫다가도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싫은 마음을 감추고 사랑하는 척 접근한다. 이것이 매사에 정직하지 못한 인간의 실체인 것이다.


이러한 치사함은 예수님을 믿는 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것은 내 마음에 드는 예수, 내게 이익이 되는 예수를 바라는 것이다. 예수님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내게 유익이 되는 예수님의 사랑이 좋은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을 사랑하려고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손해가 될 것이 분명한 십자가는 이미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하지만 예수님이 세상에 오셔서 보이신 사랑은 위도 아래도 아닌 옆으로의 사랑이다. 아무 바라는 것 없이 자신의 몸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 앞에서, 나의 이익을 바라며 위와 아래로만 사랑하는 우리들의 사랑이 사랑이 아님을 발견하게 되고, 인간의 치사함을 엿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날이 갈수록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리는 것 외에는 없는 것 같다. 날마다 예수님의 사랑의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가를 알아가기를 힘써야 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의 분량은 우리의 죄의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알수록 우리의 심령에 선명함으로 새겨지게 될 것이다.


위와 아래로 밖에 사랑할 줄 모르는 우리의 치사함을 알게 되면 예수님의 옆으로의 사랑에 대해서는 마음으로 굴복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의 사랑을 알게 되면, 우리의 사랑은 사랑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나의 사랑이 사랑이 아님을 알게 되면, 예수님의 사랑을 의지하게 되고 나 같은 자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에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이다.


정말 심령이 갈급하고 비탄에 빠져 이 세상에선 어떤 위로와 능력도 없기에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무릎을 꿇어야 한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 보다 먼저 중요한 것은, 사랑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아래로 사랑하는 것과 위로 사랑하는 것에 익속한 우리로서는 나보다 약한 자에 대한 관대함과 동정을 사랑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것이 예수님의 사랑 앞에 부인되어야 내 사랑이 아닌 예수님의 사랑만을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그 무엇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치사함을 그대로 인정하고 예수님의 사랑 앞에 나올 것을 요구하실 뿐이다.

(2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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