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6 13:06

중국 방문기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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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의 미터기에는 기본요금이 7위안으로 되어 있었다. 시내버스 요금이 1위안이라고 들었는데 그에 비하면 많이 비싼 편인 것 같다. 10분쯤 후 택시는 공항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곳에 도착했고 전도사님과 청년들은 벌써 도착하여 이미 버스에 짐을 싣고 있었다.

그런데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곳이 터미널도 정류소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차도도 아니고 그냥 넓은 인도와 같은 곳이다.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에 덩치 큰 버스가 자리를 차지한 채 세워져 있는 것이다.

하얼빈 공항으로 갈 사람들이 그곳으로 와서 버스를 타는 것을 보면 버스 터미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이 공항버스가 출발하는 장소인 듯한데, 중국에서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중국이라는 나라가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솟는다.

전도사님과 청년들에게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출발시간까지는 15분쯤 남은 것 같은데 버스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고, 하얼빈에서 올 때 탔던 버스가 우리나라의 우등 고속이라면 지금 탄 버스는 일반 고속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버스 요금에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지정된 좌석번호는 물론 없다. 뒤쪽에 빈자리가 있어서 앉아 창밖을 보니 전도사님이 아직 돌아가지 않고 계시다가 손을 흔드신다.

8시가 조금 지나자 버스가 출발하고, 잠시 후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들어선다. 올 때 버스가 되돌아갔던 일이 떠올라서 혹시 이 버스도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는데, 곧바로 공항을 향해 달린다.

올 때와 다를 바 없이 차창 밖에는 산이 없는 벌판이 펼쳐지고 삭막함이라고 할 수 있는 썰렁함의 분위기가 이제 곧 중국을 떠날 내 마음에 희미한 여운으로 남는다.

산이 없는 드넓은 광야를 보면서 공부시간에 등산을 해 본적이 있냐는 질문에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고 말한 그 분들이 생각난다. 하긴 산이 있어야 등산도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운전기사가 히터를 세게 켰는지 실내가 점점 더워진다. 당시 나는 내의를 입고 있었고 두꺼운 외투까지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 속에서는 땀이 배어날 정도였다. 그렇게 한참을 가고 있는데 나만 더운 것이 아니라 주변의 중국인들도 더운지 파카나 외투를 벗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도 아무도 기사에게 히터를 약하게 켜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한국 같으면 당장 덥다며 히터를 약하게 해달라고 주문할 것인데 그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갈 뿐이다.

대체로 조금이라도 불편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인에 비하면 이것을 느긋함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여유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우리와는 많이 다른 듯 한 그들의 성향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버스가 공항으로 들어서는데 시계를 보니 12시 5분이다. 4시간쯤 걸렸으니 올 때보다는 한 시간쯤 빠르다. 버스에서 가방을 찾아 내리는데 사모님의 짐이 만만찮다. 카트를 가져와서 짐을 싣고 대합실로 들어가자마자 반사적으로 내게 특이한 국수 맛을 경험하게 한 그 찻집으로 눈이 향한다. 아마 그 맛은 평생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2시 40분이어서 아직 시간 여유가 많다. 대합실 한쪽에 마련된 휴게소에 카트와 가방을 놔두고 사모님이 계시기로 하고 목사님과 나는 공항 밖에 있는 얼음 조각을 구경하기로 했다.

하얼빈에서는 매년 어마어마한 크기의 얼음조각을 설치한 빙등제가 열리는데 그 때는 축제가 이미 끝난 기간이었고 공항 밖에 설치된 얼음 조각은 아주 작은 크기에 지나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조금 큰 조각이 있는 것을 보긴 했지만 날씨도 춥고 걷기도 번거로워서 그냥 가까이 있는 작은 조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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