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3 13:07

중국 방문기㉚

조회 수 1247 추천 수 19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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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을 마치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웬 아주머니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말투가 조선족인 것 같은데 듣자하니 옆에 다른 여자 승객이 실수를 해서 그분 옷에 커피를 조금 쏟은 것 때문인 것 같다.

그냥 ‘죄송하다, 괜찮다’는 말 한마디면 될 일인 것 같은데 기내가 떠나갈 듯 언성을 높인다. 승무원이 겨우 진정을 시켜 마무리가 되긴 했는데 그것도 팍팍한 인간사의 한 모습인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잠시 눈을 붙이자 드디어 목적지인 인천공항에 도착한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온다. 창밖을 보니 밑에 바다가 보이고 저 멀리 육지가 보이는데 인천인 것 같다.

그리고 등받이와 테이블을 원위치 하고 창문 덮개를 열어 놓으라는 안내 방송이 있고 조금 있으니 이륙 할 때 앞에 앉았던 승무원이 다시 돌아와 자리한다.

처음보다는 어색함이 덜하여서 그런지 ‘아까 당황하였겠다’(다투던 아주머니를 말리던 승무원이었음)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고 승무원은 ‘많이 시끄러웠죠?’라고 웃으며 뒤에 아주머니가 들을 새라 작은 소리로 말한다.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고 멈추자 나는 더워서 벗어두었던 외투와 아이패드를 넣어둔 비닐봉투를 챙긴 후 출입구를 향해 나가는데 사모님이 선반에서 짐을 내리고 계신다. 사모님을 도와 짐을 내리고 가방 하나를 내가 들고 게이트를 빠져 나와 입국장을 향해 열심히 걷는다.

인천공항은 하얼빈으로 갈 때보다는 훨씬 푸근한 날씨였다. 내의를 벗고 올까 하다가 가방에 넣을 공간이 없어서 입고 왔는데 살짝 더운 느낌이 들 정도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는데 갑자기 손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면서 알 수 없는 불안한 기분이 싸하게 몰려온다. 양손에는 분명 뭔가가 들려 있는데 허전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시 내가 들고 있어야 할 물건을 생각하며 확인하니 손에 들려 있어야 할 하나가 없다. 아이패드가 들어 있는 비닐봉투다.

헉~,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뒤통수를 망치에 맞은 것 같은 충격이 이런 거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더 이상 생각할 것 없이 목사님께 아이패드를 잃어버렸다고 말씀드리고 비행기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분명히 비닐봉투를 손에 들고 내렸는데, 왜 내 손에 없는 것인지 기억을 더듬으니 그제야 생각이 난다. 사모님 짐 내리는 것을 도와드릴 때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투를 의자에 잠시 내려 둔 것이다. 좌석을 옮겼기 때문에 사모님의 짐이 우리가 앉았던 좌석 위의 선반이 아니라 몇 좌석 앞의 선반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 놓아두고 내린 것이다.

의자에 그냥 두고 내렸으니 행여 누가 들고 내리지는 않았을까 생각하니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걸어오는 사람들의 손만 바라보게 된다.

어, 그런데 한 사람이 나와 같은 봉투를 들고 걸어온다. 살짝 보니 아이패드가 들어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계속 달렸다. 물론 그냥 달렸겠는가? ‘하나님 제발 아이패드 찾게 해주십시오’라는 기도가 저절로 튀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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