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8 13:45

중국 방문기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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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대합실을 나서니 바로 앞에 대여섯 대의 커다란 버스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자매가 가리킨 버스 짐칸에 가방을 넣고 오르니 좌석이 가로 3열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우등고속과 같았다.

중국의 고속버스가 이렇게 고급이었나 약간 놀라면서 자매에게 좌석번호를 확인하는데 헐~그냥 아무 곳이나 앉으면 된다고 한다. 좌석번호가 있는데도 무시하고 마음대로 앉나 싶어서 좌석 위를 보니 우리나라의 모든 고속버스에 붙어 있는 좌석번호가 없다. 알고 보니 중국의 버스는 좌석번호가 따로 지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유석이었던 것이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운전기사로 보이는 분이 올라와 승차권을 수거하고 승객의 숫자를 확인한다. 그리고 조금 후에 출입문이 닫히고 출발을 하는데 버스에 부착된 시계를 보니 정확히 한시다.

중국은 시간 개념이 없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버스가 정시에 출발하는 것이 조금은 신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신기함은 조금 후에 실소로 뒤바뀌면서 역시 중국은 중국이라는 실감을 하게 된다.

버스가 공항을 출발하고 5분쯤 되었을까 목사님이 귀띔해주기를 버스가 다시 공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이유를 물었더니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서란다. 역시 ‘헐~’이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는 출발 후 10분 만에 버스 승강장으로 다시 들어섰고 문이 열리더니 승객 한 사람이 올라탄다. 순간 나는 작은 망치로 한 대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해지면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을 하게 된다.

‘어차피 다시 돌아올 거면 그냥 10분쯤 늦게 출발하면 될 건데 뭐하려고 정시에 출발하지!’ ‘버스가 정시에 출발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그런 것인가?’ ‘아니야 중국 버스가 그렇게 까지 하면서 정시 출발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을거야’ ‘그런데 버스 기사는 더 탈 승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돌아왔을까?’

‘혹 버스를 놓친 승객이 직원에게 부탁을 해서 기사에게 돌아오라고 연락을 한 것인가?’ ‘그것도 아닐거야 목사님이 버스가 공항으로 돌아가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그것은 통상적으로 그렇게 한다는 것인데 승객이 부탁한 것은 아닐거야’ 이런저런 추측을 해봐도 도무지 답을 내릴 수가 없다.

목사님께 물어봐도 모르겠단다. 정시 출발을 지키려고 했건 차를 놓친 승객이 연락을 해서 다시 돌아왔건 어쨌든 중국이란 나라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버스가 공항으로 다시 돌아가건 말건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다.

이러한 중국인들에게서 풍겨 나오는 느긋함과 여유로움은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이것은 나중에 이야기로 하기로 하자.

목적지까지 약 4시간쯤 걸린다고 하니 대구에서 서울 가는 거리쯤 되는 것 같았다. 출발하고 20분 쯤 되었을까 버스가 톨게이트를 지나고 본격적으로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도로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지 버스가 한국보다는 많이 덜컹거리고 속도도 많이 느리다. 얼핏 도로 표지판에 100이라는 숫자가 보인 것으로 봐서는 속도 제한이 100㎞인 것 같았는데 이 차는 80㎞ 쯤 되는 것처럼 느리다.

창 밖을 보니 고속도로에는 우리나라처럼 많은 차들이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가 도심을 벗어났는지 시골 풍경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건물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끝없는 벌판만 눈에 들어온다. 집도 없고 산도 없다. 그저 넒은 벌판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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