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2 13:55

중국 방문기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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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리자 출입문 앞에 서 있던 중년 한분이 목사님을 반긴다. 역시 호칭은 선생님이다. 그런데 제대로 인사할 겨를도 없이 빨리 가방부터 챙기라고 한다. 종종 다른 사람의 가방을 가져가 버리는 일이 있기 때문이란다.

가방을 찾고 나서야 제대로 인사를 했다. 우리를 반긴 분은 현지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전도사님이었다. 한국말을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유창하게 하셔서 한국에서 온 선교사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조선족이었다.

전도사님이 타고 온 차를 타고 가는데 5차로쯤 되는 도로가 차들로 복잡하다. 그리고 몇 년 전 청도에서 경험했던 중국 특유의 교통문화를 또 다시 접할 수가 있었다. 한마디로 신호등과 교통법규가 있어도 없는 곳이었다.

깜박이 없이 좌우에서 불쑥불쑥 끼어드는 일이나 신호를 무시하는 일은 예사였고, 중앙선을 넘어 추월하기도 하고, 심지어 좌회전 신호등이 없는 도로 한가운데서 중앙선이 그어져 있는데도 좌회전 하려고 방향지시등을 켠 채 정차해 있는 차도 있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뒤차가 가만히 기다려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같으면 경적 울리면서 삿대질을 하고 난리가 났을 일인데도 중국인들은 마치 그런 일이 일상이기라도 한 것처럼 기다린다.

복잡한 도로에는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도 흔했다. 그것도 좌우를 살피면서 조심히 건너는 것이 아니라 버젓이 정말 당당하게 건넌다. 좌우를 살피지도 않고 차를 피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마치 차더러 알아서 피해가라는 식으로 느긋하게 건넌다.

그런데도 차는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사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거나 알아서 피해 간다. 그런 광경을 보고 놀랐더니 전도사님이 중국에서 운전하려면 눈이 두 개가 아니라 네 개가 있어야 한단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처럼 무질서하게 운전을 하는데도 교통사고는 적게 난다는 것이다. 무질서 안에 질서가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10분쯤 지났을까 차가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한 건물 앞에 정차한다. 창고 철문처럼 생긴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계단이 있고 양쪽에 문이 있는 것이 계단식 아파트인 것 같았다.

3층인지 4층인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전도사님 사모님이 반겨준다. 도착한 시간이 거의 오후 6시 30분 가까이 되었으니 대구를 출발한지 17시간 30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소파에 앉아 다시 인사를 나누고 잠시 쉬고 있는데 저녁 준비가 되었다며 부른다. 주방으로 들어가자 식탁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불판이 준비되어 있고 옆에는 생고기와 야채가 잔뜩 놓여 있다.

전도사님이 저녁은 쇠고기 구이라고 하시면서 맛있는 등심과 안심 부위로 준비했으니 많이 드시라고 한다. 한국의 비싼 쇠고기 가격이 떠올라서 조금 부담이 되는 듯 했는데 그곳은 쇠고기 가격이 싸고 소비도 많은 곳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하루에 약 소 700마리 정도가 소비되는데 정육점에서는 소 한 마리를 통째로 걸어 놓고 원하는 부위를 잘라 파는 방식으로 팔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식탁에는 정말 반가운 반찬이 있었다. 김치와 깍두기다. 중국에 있을 동안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사모님도 거제도가 고향인 조선족이어서 김치와 깍두기가 상에 오른 것이다.

김치와 깍두기 외에 야채 무침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문제의 향신료인 샹차이가 들어간 무침이었다. 그리고 전도사님이 친절하게 여기에는 샹차이가 들어 있어서 목사님은 드실 수가 없을 것이니 먹지 말라고 미리 경고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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