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27 12:53

중국 방문기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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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열망어린 시선에 부딪힌 나의 심장은 어느새 두근거리기 시작하고 긴장과 함께 '준비를 좀 더 잘해 올 걸'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배는 이미 부두를 떠났으니 남은 것은 그물 가득히 고기로 채워지는 것일 뿐, 진심으로 성령께 지혜를 구해본다.

본래 주기도문을 강의하기로 하였는데 단순한 성경공부 모임이 아니라 신학교 명칭을 가진 학교에서의 강의이고, 참석자들 가운데 멀리서 온 소수민족은 각기 그분들의 마을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지도자들이라고 하니 조금은 심도 있게 마태복음을 살펴보기로 하고 먼저 이 같은 강의 방향에 대해 먼저 설명을 시작했다.

그런데 나의 말이 한마디 끝나자 갑자기 옆에서 중국어가 튀어 나온다. 순간 '아차 통역을 해야 되지'라는 생각과 함께 전도사님을 바라보니 열심히 나의 말을 통역하신다.

마태복음이 어떤 성경인지 부터 설명하는데 원활한 통역을 위해서 말을 길게 이어가지 못하고 적당한 분량에 끊어줘야 하기 때문에 우려했던 대로 많이 어렵다. 또한 다음에 이어갈 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통역이 끝날 때까지 바짝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하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가만 보니 전도사님도 통역에 애를 먹는 눈치다. 나의 말이 이해가 안되는지 다시 설명을 듣고 통역하기도 한다. 그리고 중국어와 한국어가 어순이 달라서 얼른 이해가 안되서 그렇다며 오히려 통역을 잘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하긴 한국에서도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중국에서야 오죽하랴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면서 단어 사용을 최대한 평이하게 하려고 애를 썼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간혹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는데, 통역이 잘 되었는지 모두들 웃고 즐거워한다.

재미있는 것은 웃음이 시간차로 나오는 것이다. 조선족들은 나의 말을 알아듣기에 우스갯소리에 즉시 웃지만 나머지 분들은 멀뚱히 있다가 통역이 있고서야 비로소 웃기 때문이다.

강의를 듣는 분들은 그들의 시선에서 드러난 열망에 어울리게 정말 진지했다. 필기도 하면서 정말 열심히 듣는다. 나도 자연히 그런 분위기에 빠져 들면서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열심히 전달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복음을 듣고자 하는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복음을 알고자 하고, 예수님을 알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준비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분들은 성경 강의를 듣는 학생으로는 부족한 것이 없는 분들이었다고 생각된다. 부족하고 부끄러운 것은 다만 강의를 하는 바로 내 자신이었던 것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목사님이 시간이 되었다는 손짓을 한다. 시간이 벌써 그리 되었나 싶어 시계를 보니 1시간 40분이 넘었다. 1시간 30분씩 강의하기로 했으니 10분을 초과한 것이다. 계산해 보면 1시간 40분 강의했다고 해도, 실제로 강의한 시간은 45분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통역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첫 강의가 끝나고 다음 강의를 위해 목사님이 들어오시고 나는 쉬기 위해 옆방으로 갔다. 그 방은 청년들이 거주하는 방이라고 했는데 햇볕으로 가득 채워져 따뜻했다.

차를 가져다주는 전도사님께 집이 전혀 춥지가 않다고 했더니 어제까지 무척 추웠는데 오늘부터 날이 많이 풀려서 그렇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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