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3 13:39

중국 방문기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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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조금 지나서 목사님 강의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거실로 나가니 주방에서는 점심을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집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는데 벽지 없이 하얀 페인트 칠 되어 있는 것은 전도사님 사택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출입문이 매트리스로 가려져있고 공부하던 거실에도 문이 하나있는데 역시 매트리스로 가려져 있는 것이다.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집 안의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음용도였던 것이다.

서로 대화하는데도 소곤거리지는 않지만 뭔가 조심하는 듯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는다는 말이 피부로 다가왔다.

조금 있으니 거실에 있던 책상들을 뒤로 치우고 상이 차려진다. 밥상 앞에 앉는데 목욕탕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타원형으로 생긴 작고 낮은 플라스틱 의자가 상 주위로 놓여있다.

보아하니 중국인들은 우리처럼 맨바닥이 아니라 그 조그마한 의자에 앉아 밥을 먹는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도사님이 목사님과 내 앞에 의자를 놔주며 앉으라고 한다. 거기 앉아 밥을 먹으면 어떨까 궁금해서 앉아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어색하다.

상 높이는 한국의 밥상과 다를 바가 없는데 의자에 앉으니 무릎은 상에 닿고 밥을 먹기 위해서는 고개를 숙여야 해서 힘들고, 반찬 위치와 내 입까지의 거리가 멀어서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어 오는 도중 떨어질 위험도 커 보였다.

할 수없이 그냥 맨 바닥에 앉는데 목사님도 어색한지 바닥으로 내려앉고, 전도사님도 우리에게 맞춰주려는지 자기도 바닥에 앉아 먹어야겠다며 내려앉는다.

목사님이 나에게 식사 기도를 하라고 해서 기도를 하고 숟가락을 집는데 한국의 숟가락과는 사뭇 다르다.

한국의 숟가락은 자루가 길고 밥을 뜨는 부분은 약간 우묵하게 생긴데 반해 상에 놓인 숟가락은 짧은 손잡이에 밥을 뜨는 부분은 약 1.5센티의 깊이로 파여 있다. 이런 숟가락으로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는데 밥을 떠서 먹어 보니 역시나 매우 불편하다.    

그런데 다른 분들을 보니 모두가 밥그릇을 손에 들고 먹는다. 그것을 본 순간 중국 영화에서 식사할 때 밥그릇을 들고 젓가락을 사용하여 먹는 장면들이 떠오른다. 그제야 의자에 앉아서도 불편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이유를 알았다.

밥그릇을 들고 먹으니 밥을 먹을 때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고, 반찬도 밥 위에 얹어서 입으로 가져가니 떨어뜨리는 실수를 할 염려도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밥과 반찬은 젓가락만 사용하여 먹는다고 한다. 숟가락은 국을 먹을 때 사용하기 때문에 생김새가 국을 먹기에 편하도록 된 것이다.    

상에는 밥과 함께 여러 가지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두부를 볶은 것과 같은 요리가 있고, 묵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손님이 오신다고 특별히 준비했다고 한다. 메밀묵이라는데 먹어보니 손수 만들어서 그런지 한국의 시장에서 파는 것 보다 단단하고 훨씬 맛이 있었다.

그리고 닭고기 요리와 함께 이름 모를 야채 무침이 있었고 옥수수 콘과 함께 시루떡도 있었다. 중국에서 시루떡을 보는 것이 신기하다 생각하고 있는데 전도사님이 떡은 맞은편에 앉아 계신 분을 가리키며 그분이 떡집을 하시는데 준비해 오신 것이라고 한다.

우리 때문에 일부러 시루떡을 했나 싶어 중국에도 시루떡이 있는지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중국의 시루떡 맛은 어떤가 싶어 먹어 보니 약간 짜긴 했지만 한국의 시루떡과 거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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