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20:52

마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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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TV에서 이은결이라는 마술사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 마술은 볼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되는데, 이은결이라는 마술사의 카드 마술은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웠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유리 상자 밖에 있던 카드가 어느새 상자 안에 들어있기도 하고, 관객 중의 한 사람이 사인을 한 카드가 다른 사람의 꼭 쥐고 있던 손 안에 들어가 있기도 하는 등의 공연은 정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였다.


통에서 비둘기가 나오고, 지팡이가 꽃으로 변하고, 입에서 색종이를 뽑아내는 것은 이제는 어느 정도 그 기술이 파악된 고전 마술일 뿐이다. 이처럼 마술이 손 기술을 이용한 눈속임이고, 특수한 장치가 된 도구를 이용한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볼 때마다 신기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은, 마술이 항상 과학과 상식을 뛰어 넘어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마술사가 과학과 상식을 초월한 신비스런 일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이용한 손기술이지만 어쨌든 마술이  과학과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은 보편적인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사람들에게 흥미를 끌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세계에 대해서는 흥미를 갖지 않는다. 마술사의 세계보다 더 놀랍고 신비스러운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외면해 버리고 심지어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까지 흥미를 두지 않는다.


혹 흥미를 둔다면 성령의 역사라고 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고 사람들이 넘어가고 병이 낫는다는 것일 뿐, 그보다 더 놀랍고 신비스러운 기적의 사건들이 뭉쳐있는 것이 그리스도의 세계임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그리스도의 세계에서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현상들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즉 보편적인 현상에 대해서는 흥미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나는 그리스도의 세계에서 가장 신비로운 기적의 사건은 믿음의 사람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것이야 말로 없는 것을 있게 하신 하나님의 전지전능의 증거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개의 사람들은 믿음의 사람의 발생에 대해 놀라지도 않고 신비롭게 여기지도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리스도를 믿는 것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믿을 수 있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신비로운 현상을 찾게 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처음부터 믿음이 있었는가? 분명 믿음은 없었던 것이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세계는 하나님이 날마다 벌리시는 마술의 세계다. 없었던 것을 우리 앞에 보여주시는 마술의 세계다.
도구를 이용한 것도 아니고 손기술도 아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있는 능력의 결과인 것이다.


사실은 그리스도의 세계만이 아니라 이 세상 전체가 하나님의 기적으로 덮여 있다. 애당초 세상의 출발이 없던 것을 있게 하신 하나님의 능력이지 않는가? 그렇다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에도 하나님의 기적이 담겨 있다. 모두가 없던 것이 있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무엇보다 놀라운 최고의 마술은 믿음의 사람의 존재이다.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서만 펼쳐질 수 있는 신비로운 기적인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어떤 과학 이론으로도 수학공식으로 풀어 낼 수 없는 신비다.


그런데 우리는 마술사 앞에 모여서 마술사가 펼치는 마술이 넋이 나간 것처럼 바라보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되지 못한다. 마치 마술의 비밀을 다 알고 있고, 나도 다 할 수 있다는 것처럼 흥미를 잃어버린 채 관심을 다른데 두고 있을 뿐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님이 펼치는 마술을 바라보면서 놀라워하고 거기에 푹 빠져 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누구든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그에게는 없던 것이 있게 된 기적의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보편적인 것이라고 해서 누구든 할 수 있는 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과연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흔하지 않은 일이어서 신비롭게 보인다고 해도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그리스도의 세계 밖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그것은 기적이 아니다. 마술로 보일 뿐 진정한 마술은 아닌 것이다. 도구와 손기술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고, 세상에 없던 것이라면 그것이 곧 기적이고 참된 마술이다. 그래서 신자는 하나님의 마술의 세계에 흥미를 가지고 살아가고 하나님이 펼치는 마술로 인해서 놀라워하는 사람이다.

(200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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