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2 21:09

한 해를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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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나는 신학교를 입학한 후 전도사가 되면서부터  교회를 담임했다. 그리고 여러 교회를 거치면서 지금껏 부교역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거의 모든 전도사는 예외 없이 담임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에서 유년부나 학생부 또는 청년부를 맡아 일하는 교육전도사를 거친다.


그리고 신학교를 졸업하고 강도사를 거친 후에 목사 안수를 받으면 부목사로 사역을 하고, 후에 청빙이 들어오면 담임목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의 전도사가 거치는 코스다. 그런데 신학교 입학과 동시에 교회를 담임했으니 지금으로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당시 교단의 형편이 목사가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신학교를 막 시작한 목회 초년병에게 교회를 담임하도록 한 것은, 운전학원에 막 등록한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것처럼 참으로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심지어 유년부 설교 경험도 없이 교회를 담임했다. 지금 같으면 그렇게 할 용기도 없겠지만 그때는 설교라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고, 교회를 담임한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겁 없이 교단에서 시키는 대로 교회를 담임하게 된 것이다.


내가 처음 담임한 교회는 거제도의 칠천도라는 섬의 조그마한 마을에 있었다. 섬이었고 약 45가구의 조그만 마을이지만 당시는 시골 섬에도 학생과 어린이가 많았기 때문에 유년부와 학생부도 제법 되는 교회였다.


지금 기억으로는 장년도 약 25명쯤 되었던 것 같다. 그 교회에서 내가 당장 해야 하는 일은 장년부 설교와 유년부 학생부 설교였다.


설교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도 몰랐던 나는 학생 때 다녔던 교회의 전도사님을 찾아갔다. 당시 그분은 진해의 모 교회에서 목사로 시무하던 중이었다.


나는 그분께 교회를 담임하게 되어 설교를 해야 하는 내 이야기를 하면서 설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고, 그분이 해결책으로 준 것은 여러 권의 설교집이었다.


나는 설교집을 받아 들고 돌아와 밤새도록 그것을 베껴서 설교를 했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나의 책꽂이는 설교집으로 쌓여갔다.


그런데도 그때는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겼고 그런 나에게 설교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며, 설교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었고, 그냥 적당히 마음에 드는 설교 골라서 베껴 사용하면 된 줄로 알았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그분들께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면서 점차 설교집의 내용들이 뭔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되고, 설교에 대한 고민이 생기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설교가 어렵고 힘들다. 달리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말씀하신 그 뜻을 봐야 하고, 보게 된 것을 그대로 전해야 하니 어렵다. 설교를 이용해서 내 이름을 높이고 싶은 유혹도 있기에 어렵다.


나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생각하고 매달린다. 그러면서 간혹 나는 내가 어떤 마음인가를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이 나를 향해 있는지 아니면 은석교회 성도를 향해 있는지. 나를 향해 있다면 그것은 욕망이고, 은석교회 성도를 향해 있다면 사랑일 것이다.


2011년이 적힌 달력을 보면서 설교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설교는 마음이다. 예수님을 향하고 은석교회 성도를 향한 마음이다. 그래서 설교는 사랑이다. 올 한해 이 마음으로 설교 할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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