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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속한 교회가 좋은 교회이기를 바란다. 그런데 좋은 교회란 과연 어떤 교회인가? 대개 생각하는 좋은 교회는 일단 자기 마음에 드는 교회일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도 않는데 좋은 교회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 아닌가?  그런데 자기 마음에 드는 교회라는 이것이 문제다.


사람의 마음은 절대로 하나님의 마음과 같지 않다. 사람의 마음은 이미 부패되어 있어서 모든 것이 자기중심이고 자신의 이익과 편함을 곧 선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부패한 인간이 생각하는 좋은 교회는 자신을 기쁘게 해줄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을 만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은 목사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좋은 교회가 아니라고 하고, 다른 신자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아도 좋은 교회가 아니라고 한다. 목사도 다른 신자도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해 줘야 하고 자신에게 기쁨이 되어야 좋은 교회로 비춰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은석교회를 인간이 생각하는 좋은 교회로 만들 생각이 추호도 없다. 이 말은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목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없고, 사람에게 만족을 주는 교회로 만들 생각도 없다는 뜻이다. 그것이 내가 목사로 존재하는 이유가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말씀 안에 있는 무리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관심을 두어야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자로 하여금 참된 하나님의 말씀 안에 머물면서 그리스도만을 소망하고 의지하도록 돕는 것이지 신자들로 하여금 교회 생활에 재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 이런 저런 일을 한다고 해서 교회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교회를 향한 인간의 욕망은 인간의 마음에 맞는 교회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이끌어 낼 뿐이다. 말씀과 상관없고 예수님의 고난과 죽으심과도 상관이 없이 사람의 기대에 부응해주고, 그래서 자기 교회를 사랑하도록 하려는 노력만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쁜 교회다. 아니 아예 교회가 아니다.


교회의 교회됨은 진리 안에서 사는 믿음에 의해서 증거된다. 제아무리 재정의 절반이 아니라 전부를 구제와 선교에 쏟아 붓는다고 해도 그것을 좋은 교회라고 하지 않는다.


물론 인간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회는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좋은 교회는 아닌 것이다. 즉 좋은 교회라는 조건이 구제와 선교라는 선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라고 고백한 베드로를 반석으로 지칭하시며 그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하셨다. 이것은 베드로라는 인간위에 교회를 세우신다는 것이 아니라 베드로와 같은 신앙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뜻이다. 즉 주를 그리스도로 믿는 무리들이 참된 교회라는 것이다.


주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것은 자신이 곧 사망에 붙들린 자임을 깨달았음을 뜻한다. 사망에 붙들린 자신을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자유케 하셨음을 믿기에 주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교회, 즉 참된 교회는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이 자신의 생명이 되심을 믿는 신자의 모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교회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약속을 성취하시는 하나님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은석교회를 좋은 교회라고 말할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교회도 좋은 교회로 평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 교회를 보면서 좋은 교회 나쁜 교회라는 구분을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하나님에 의해 세워진 좋은 교회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자는 하나님이 세워 가시는 좋은 교회에 마음을 둘 뿐이다.


(200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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