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06 10:18

이단 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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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온파는 이방 기독교인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자연히 소멸되었지만 믿음에 율법을 첨가함으로써 구원의 확실함과 완벽성을 꾀하고자 했던 사고방식은 현대의 이단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목격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들 에비온파를 한 마디로 규정하자면 ‘유대교적 율법주의자들로 기독교의 유대주의화를 주장했던 이단’이라고 할 수 있다.

초기 기독교의 유대교적 이단 가운데는 엘카이파라는 것도 있다. 이들은 접신적 신앙을 가지며 금욕주의와 고행주의를 주장하는 기독교회 내의 유대교적 집단이다. 이들은 에비온파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을 부인하여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자주 세척(洗滌)의식을 행하였는데 그것은 그 행위를 통해 신을 만날 수 있고 또한 신과 화목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자연히 그들 사이에는 접신적 행위와 점성술이 성행했으며 율법을 준수함으로써 심신의 수양을 쌓고 인간적 한계를 극복하려고 했다.

유대 기독교의 주장은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율법과 할례가 없는 상태에서의 교회는 자칫 도덕적 방종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를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현대 교회가 교인들에게 말씀의 실천과 사도를 본받아야 할 것을 강조하지 않으면 교인들의 신앙생활이 방종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대 기독교는 유대교와 대립하면서까지 율법과 할례를 거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반해 이방 기독교는 유대교의 율법과 할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복음공동체를 지향했다. 이로 인해서 기독교 초기에 유대 기독교와 이방 기독교는 서로 대립하고 경쟁하는 관계에 있게 된 것이다.  

갈 2:4절에서 “이는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 때문이라 그들이 가만히 들어온 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가 가진 자유를 엿보고 우리를 종으로 삼고자 함이로되”라고 말한 것을 보면, 사도 바울은 유대 기독교의 주장을 진리로 인한 그리스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처했음을 알 수 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유대 기독교를 다른 복음이라고 하고 하나님의 저주를 받을 자로 규정하면서까지 그들의 가르침이 교회에 들어오는 것을 철저하게 경계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복음이 유대교의 율법적 사상으로 혼합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교회의 실용적인 면을 따진다면 오직 믿음만을 말하는 복음보다는 적절하게 율법, 즉 인간의 실천적인 면을 포함하여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교회가 교인들에게 행함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도 결국은 그것이 교회에 훨씬 실용적이라고 여기는 생각과 무관하지 않다.

교인들의 실천과 행함이 없는 교회는 성장과도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히 믿음을 행함과 연결하여 강조하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은연중에 유대교 사상을 받아들여 혼합주의로 빠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현대 교회가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 등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행위를 통해 신을 만나고 신과 화목한 관계를 이룰 수 있다는 사상과 현대 교회가 강조하는 실천적 행함의 의미가 과연 다르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심각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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