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세기 4:25-5:32절까지 읽습니다.
2. 하나님께서 하신 일은 가인이 죽인 아벨 대신에 다른 씨를 주신 것이었습니다. 아벨을 가인의 손에 맡겨서 죽게 하신 것도 하나님의 일이고, 아벨 대신에 다른 씨를 주신 것도 하나님의 일이라면 이러한 하나님의 일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흔히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일하신다고 말합니다. 물론 하나님은 사람을 세워서 사람을 통해 일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사람을 하나 선정해서 그에게 사명을 주고 능력을 줘서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해나가도록 하신다는 의미에서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고 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만약 하나님이 그런 식으로 일하신다면 결국 일의 성사는 사람에게 달렸다는 결론이 됩니다. 사람이 하나님께 받은 사명대로 잘 순종하면 일이 되어지지만 순종하지 않을 때는 하나님의 일 자체가 무산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사람이 거부할 수도 있고, 또는 악한 자에 의해서 하나님의 일 자체가 무산 될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가인과 아벨의 경우가 그와 같습니다. 하나님은 가인이 아니라 아벨을 택하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벨과 그의 제물을 받으셨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하나님은 아벨을 세워서 일을 하시고자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인의 악함으로 인해서 아벨이 죽임을 당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일이 방해받지 않고 계속 되어지기 위해서는 아벨이 죽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벨을 그냥 죽도록 내버려두십니다. 그리고 아벨 대신에 다른 씨를 주심으로써 하나님의 일을 계속 진행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것은 하나님의 일에는 실패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일을 바르게 이해한다면 사람이 하나님의 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벨의 죽음조차도 하나님의 일을 방해할 수 없다면, 결국 하나님은 죽음도 뛰어넘는 능력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하심으로서 세상에 증거된 것입니다.
만약 지금 이 시대에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이 등장하여 복음을 전한다면 ‘저런 사람은 큰 일꾼이니까 죽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일에 대한 잘못된 이해입니다. 우리가 볼 때는 아무리 대단하게 보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고 이루십니다. 죽음도 극복하는 능력으로 일하시는 분이 하나님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일은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으며, 그럼으로 신자는 ‘나는 죽으면 안되’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내가 죽고 없다고 해서 하나님의 일이 방해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자의 죽음은 불행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신자의 죽음을 귀하게 보십니다. 왜냐하면 신자가 죽는 것도 하나님의 일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신자는 사나 죽으나 주님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사는 것도 하나님의 일이고 죽는 것도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이 신자를 강하고 담대하게 하는 것입니다.
3. 5장에서의 족보를 보면 모두가 낳았고 죽었더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운명입니다. 태어나서 죽는 것이 인간의 전부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족보에 죽음을 보지 않은 에녹이 등장합니다. 죽음의 족보에 등장한 에녹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5장의 족보를 보면 거의 모든 인간들이 구백세 이상 생존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와 동일한 것은 결국 죽는 것으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보통 70년을 살고 강건하면 80년을 산다는 지금의 우리와 비교하면 구백세라는 것은 엄청난 햇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구백세라 할지라도 영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백세 이상을 살았다는 것으로 부러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악한 세상에서 구백년 이상을 버텨야 한다는 것이 더 불행이 아니겠습니까? 세상이 악이 없고 저주가 없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오래살 소망을 가질 필요가 있지만, 저주 받은 땅이고 악이 가득찬 이 세상에서 구백년을 버텨야 한다는 것에 대해 오히려 끔찍하다는 생각이 있어야 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어쨌든 세상은 얼마를 살았든 그 마지막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죽음입니다. 아무런 소망이 없는 존재로 끝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에 죽음을 보지 않고 하늘로 올라간 에녹이란 사람이 등장합니다. 죽음의 세상에서 죽음을 극복한 한 사람이 등장함으로써 과연 무엇이 인간에게 주어진 죽음을 극복하게 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에녹의 삶은 그냥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었습니다. 에녹은 65세에 므두셀라는 낳은 후에 하나님과 동행하였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보면 65세까지는 보통 사람처럼 세상을 살았지만 므두셀라를 낳고 부터는 300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과 동행한 삶의 차이는 마지막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지막은 죽음이지만 에녹의 마지막은 죽음이 아니라 영원한 하늘의 생명이었습니다. 이것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하나님은 에녹을 데려가신 것입니다. 인간이 홀로 살아가는 삶의 마지막과 하나님과 함께한 삶의 마지막이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에녹을 통해 보여주시는 것이며, 죽음이라는 저주 안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4. 인간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입니다. 만약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기 죽음보다 더 가치있는 무엇인가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국가를 위한 애국심이 한 예입니다. 전쟁터에서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폭탄을 안고 적진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용기가 아닙니다. 국가를 위해 죽는다는 것을 가치있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에 죽음도 마다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죽음에 가치를 두는 것입니다. 또한 조직포력배들 사이에서도 보스를 위해 기꺼이 죽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단순한 용기라기보다는 의리와 보스에 대한 충성이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외에는 누구나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할까요?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지만 어쩌면 죽음 후의 세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 공포감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람은 눈에 보이는 세상은 잘 압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 자신의 소유가 모두 세상에 있습니다. 그런데 죽게 되면 그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되고 맙니다. 결국 죽음의 두려움은 자신이 잘 알고 있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있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되고 자신의 인생이 끝난다는 것으로 인해서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알고 믿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죽음이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영원한 다른 세상과의 시작을 의미함을 깨닫고 그 사실을 믿고 살아갈 때, 죽는다는 것은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소망이 성취되어지는 순간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흔히 내가 죽으면 남은 식구는 어떻게 하느냐라는 걱정을 앞세우기도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연약한 모습입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내 식구는 내가 살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살리셨음을 생각한다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편안한 마음이 돠어질 것입니다. 죽음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바로 나의 일이지만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신자답지 못한 모습임을 알아야 합니다.
5. 에녹은 하나님과 300년간 동행하였습니다. 과연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사는 것을 뜻하는 것일까요?
(참고 : 유 1:14-15)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였다는 것이 과연 어떤 삶의 자세를 말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창세기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성경을 통해서는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유다서 1:14-15절을 보면 “아담의 칠 세 손 에녹이 사람들에게 대하여도 예언하여 이르되 보라 주께서 그 수만의 거룩한 자와 함께 임하셨나니 이는 뭇 사람을 심판하사 모든 경건치 않은 자의 경건치 않게 행한 모든 경건치 않은 일과 또 경건치 않은 죄인의 주께 거스려 한 모든 강퍅한 말을 인하여 저희를 정죄하려 하심이라 하였느니라”고 말합니다. 이것을 보면 에녹은 하나님이 이 세상에 대해서 어떤 일을 하실 것인가를 바라보며 그 일을 전하며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식으로 살다가 하루 교회에 와서 충성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하나님이 세상에 행하실 심판을 바라보며 살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에녹의 동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에녹은 므두셀라를 낳은 후에 300년간을 하나님과 동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므두셀라를 낳기전까지 65세까지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아니었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게 볼 때 에녹이 므두셀라를 낳을 때 하나님으로부터 세상에 심판을 행하실 것에 대한 예언을 받은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볼 수도 있습니다. 므두셀라가 죽은 그해에 하나님이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셨다는 것도 그러한 짐작을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했다는 것은 세상에 하나님이 행하실 일을 바라보며 살았음을 뜻합니다. 자신의 일을 바라보며 내 일이 잘되어지기만을 소원하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함께 산다면 하나님이 세상에 행하실 일에 대해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세상에 있을 참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6. 하나님과 동행하지 않는 삶은 분명 그 모습이 보여지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삶의 자세에 대해 알았다면 하나님과 동행하지 않은 삶에 대해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모습입니까?
하나님과 동행하지 않는 삶의 특징은 홀로 사는 것입니다. 홀로 산다는 것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모든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노력과 힘으로 이루기 위해 애쓰며 사는 것을 뜻합니다. 물론 사람은 사회속에서 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과 관계하는 것은 자신의 즐거움과 유익을 위해서이지 타인의 간섭을 받으면서 타인이 원하고 의도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이러한 특성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보여지는 것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왕이라고 부르는 것은 하나님을 왕으로 섬겨주면 왕은 나를 도와서 내 일이 잘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나님을 찾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동행은 항상 하나님의 말씀으로 간섭을 받는 삶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있으되 말씀을 무시하고 자신의 유익을 따라 결정하고 행동하며 사는 삶이 하나님으로부터 독립한 삶입니다.
7. 노아(뜻:안위자)는 저주 받은 땅에서 안위자로 세움 받았습니다. 오늘날 이 세상도 저주 받은 땅입니다. 그렇다면 저주 받은 땅에서 안위자로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까?
29절에 보면 “이름을 노아라 하여 가로되 여호와께서 땅을 저주하시므로 수고로이 일하는 우리를 이 아들이 안위하리라 하였더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세상에서 수고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땅을 저주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저주 받은 땅에 하나님은 노아를 안위자로 세우셨습니다. 안위란 안식을 의미합니다. 즉 노아는 저주받은 땅에서 안식을 누리는 자로 세워졌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하나님은 저주의 세상에서 누리는 안식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자 하신 것입니다. 즉 노아처럼 사는 것이 수고하며 살아가는 땅에서 안식을 누리는 것임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안위자로 세움 받은 노아라고 해서 다른 환경과 삶을 제공받은 것이 아닙니다. 똑같이 저주의 땅에 있기 때문에 노아 역시 수고하고 땀을 흘려야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은 원망과 낙심이 나오는데 어떤 사람은 안식을 누리더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노아를 세워서 보이시는 것입니다.
그러면 노아는 저주받은 땅에서 어떻게 안위자로 살았습니까? 노아는 에녹처럼 세상에 행하실 하나님의 심판을 바라보며 살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노아의 안식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영원한 것으로 보지 않고 언젠가는 끝날 것으로 본 것입니다. 심판을 바라보기에 세상에서 어떻게 무엇을 누리고 사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안식입니다.
신자는 노아처럼 저주받은 땅에서 안식이 무엇인가를 보여줄 안위자로 세움 받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신자인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감으로써 안위자가 아닌 세상 사람과 똑같은 모습만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자의 부끄러움입니다. 저주받은 세상에서 우리를 저주에서 구출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장차 세상에 행하실 하나님의 일을 기억하며 사는 것이 저주받은 세상에서 안위자로 살아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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