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가실 때에 제자 중 하나가 가로되 선생님이여 보소서 이 돌들이 어떠하며 이 건물들이 어떠하니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이 큰 건물들을 보느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하시니라 (막 13:1-2)
<설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전은 그들의 신앙세계에 없으면 안되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제사는 신앙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오직 성전에서만 제사할 수 있었고, 또한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함께 하신다는 증표가 바로 성전이었기 때문에 성전이 없는 이스라엘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러한 성전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고 예언을 하십니다. 이스라엘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없으면 안되는 것이 성전인데, 왜 그 성전이 무너진다는 예언을 하시는 것입니까? 아니 왜 무너져야만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이스라엘이 성전을 바라봄으로써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봐야 할 것을 바라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부심이 어떠했는가는 제자들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제자 중 하나가 예수님께 “선생님이여 보소서 이 돌들이 어떠하며 이 건물들이 어떠하니이까”라고 말합니다.
당시 성전은 헤롯 성전으로 불려졌습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이 바벨론에게 멸망을 받을 때 무너진 성전을 바벨론 포로 생활을 마치고 귀환한 스룹바벨이 다시 재건축을 하였는데, 그 성전을 헤롯이 유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더 크고 화려하게 증축을 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당시의 성전은 아주 크고 화려했습니다. 이 성전을 제자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의미로 예수님께 “이 돌들이 어떠하며 이 건물들이 어떠하니이까”라는 말을 한 것입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자기들 곁에 있는 크고 화려한 성전을 바라보면서 그 성전을 구원의 통로로 여겼기에 예수님 보시기에 성전은 무너져야 할 것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구원의 통로는 예수님 한분입니다. 따라서 신자가 바라볼 것도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크고 화려하고, 또 제사를 드리는 장소라고 해도, 눈에 보이는 것이 구원의 통로가 될 수 없습니다. 거룩한 것이 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세상의 온갖 좋은 것들이 신자로 하여금 그리스도만 바라보게 하는 믿음의 걸림돌로 등장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사단의 미혹입니다. 보이는 것을 바라보면서, 보이는 것에 거룩의 의미를 두게 함으로써 신자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마음의 시선을 거두게 하는 것입니다.
예배당을 향한 시선도 다르지 않습니다. 예배당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곳이기 때문에 거룩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더 크고 화려하게 지어야 한다는 엉터리 말을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예수님 앞에 무너져야 할 것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예배당이 믿음의 걸림돌이 되고, 교회가 믿음의 걸림돌이 되는 이것이 예수님의 때와 다를 바 없는 지금의 세태인 것입니다.
구원의 통로는 오직 예수님 한분이라는 것은 여러분도 인정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오직 예수님만 구원의 능력으로 바라보며, 예수님만 의로 바라볼 뿐,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것도 마음에 두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까? 예배당도, 교회도, 여러분이 행하는 중교 행위도, 선행도, 그 어떤 것도 마음에 두지 않고 예수님의 행하심만 바라보면서 예수님만을 구원의 전부가 되시는 분으로 바라보십니까? 그것이 성령이 함께 하는 신앙입니다. 성령에 의해서 보이는 모든 것이 무너지고 오직 예수님의 의만 굳게 세워져 있는 신앙입니다. 이러한 신앙은 이미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즉 보이는 것을 다시 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보이는 것으로 자기 신앙을 확인하려고 하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 없으면 자기 신앙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됩니다. 기도라는 행위, 성경읽기라는 행위처럼 신앙의 거룩한 모습으로 인정되는 행위가 없으면 자신의 신자 됨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예수님이 무너뜨린 것을 스스로 다시 세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성령이 거두시는 믿음의 걸림돌을 스스로 자기 앞에 다시 놓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구원은 오직 예수님으로만 된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는데, 자기 속에 여전히 성전을 세워 놓은 채 예수를 믿는다고 말만 하는 위선적인 믿음이 가득한 것이 현대 기독교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교회에서 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신앙의 행위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들을 걸림돌이라고 하는 말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교회에서 행하는 것들이 악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자기 행함을 바라보면서 그것을 신앙으로 여기고, 행함이 있기에 믿음이 있다고 여긴다면 결국 여러분이 하는 모든 것은 예수님을 바라보는 신앙에 걸림돌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무엇을 행하든 그것을 의로운 것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성전이 있다고 해도 성전을 하나님께 나아가는 어떤 방편이나 도구로 여기지 않았다면 성전이 무너져야 한다는 예언도 필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보이는 것이 있으면 꼭 그것을 이용해서 하나님께 나아가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행함만이 의로운 것이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해도 여전히 여러분 속에서는 ‘믿음이 있으면 실천을 해야 한다’는 속삭임이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단의 미혹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본문의 내용 다음을 보면 마지막 때에 대해 말씀을 합니다. 이것을 보면 성전을 바라보고 성전을 의지하는 신앙은 마지막 때 구원에 있어서 무용지물이라는 뜻이 됩니다.
여러분이 기억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행하는 그 어떤 것도 마지막 때 우리를 구원하는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신자가 기도를 한다면 우리의 구원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중심이 된 기도가 나오게 되는 것이고, 무엇을 해도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현대 교회의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의 신앙 형태가 구약의 성전 신앙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들마다 주일성수, 십일조, 기도, 등을 신앙으로 강조를 합니다. 그러한 것들을 실천하는 것이 믿음이 있는 증거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교인들로 하여금 자신이 믿음에 있다는 안도감을 얻기 위해서 목사가 말하는 것을 실천하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는 성전신앙을 넘어서야 합니다. 이것은 이미 선지자들이 외쳤던 말이기도 합니다.
렘 7:4-7절을 보면 “너희는 이것이 여호와의 전이라, 여호와의 전이라, 여호와의 전이라 하는 거짓말을 믿지 말라 너희가 만일 길과 행위를 참으로 바르게 하여 이웃들 사이에 공의를 행하며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지 말며 무죄한 자의 피를 이곳에서 흘리지 아니하며 다른 신들을 좇아 스스로 해하지 아니하면 내가 너희를 이곳에 거하게 하리니 곧 너희 조상에게 영원 무궁히 준 이 땅에니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전은 눈에 보이는 성전이 아니라 이웃들 사이에 공의를 행하고 약자를 압제하지 않고,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분은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참된 성전은 예수님이시고, 신자는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거룩한 성전으로 일컬음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전이 또 다시 보이는 것에 마음이 끌리고 신앙의 내용으로 삼고자 한다면 스스로 더러움으로 다시 돌아가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입니다.
고후 4:18절을 보면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는 말을 합니다.
이 말씀처럼 세상에 보이는 것 가운데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신자의 행함 또한 동일합니다. 모두 사라지고 변할 수밖에 없는 것들입니다.
여러분이 믿음으로 여기는 행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행함과 실천에는 그때의 기분과 감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분이 좋으면 행하고, 좋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 인간입니다. 또한 형편에 따라서도 행함은 변하게 됩니다. 건강에 의해서도 변합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기분과 감정, 형편이나 건강의 모든 것을 초월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는 행함을 보일 사람은 없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도와주다가도 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돕지 않는 것이 인간의 속성 아닙니까? 이러한 인간의 행함을 어떻게 의로운 것으로 여길 수가 있고, 믿음의 실천으로 여길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실천하는 그 무엇도 우리를 의로운 자로 여김 받게 할 선이 되지 못합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를 의로운 자로 여김 받게 할 뿐입니다. 그래서 신자는 예수님의 의를 믿고 의지하는 것만으로 신앙의 충족된 상태인 것입니다. 이 충족된 상태가 행함을 바라보게 되면 부족한 것으로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 행함을 동원해서 채우려고 하게 됩니다. 이것이 무너져야 할 성전신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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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강) 마가복음 13:3-8 종말과 징조
(72강) 마가복음 12:35-44 서기관과 과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