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사람들이 너희를 공회에 넘겨주겠고 너희를 회당에서 매질하겠으며 나를 인하여 너희가 관장들과 임금들 앞에 서리니 이는 저희에게 증거되려함이라 또 복음이 먼저 만국에 전파되어야 할것이니라 사람들이 너희를 끌어다가 넘겨줄 때에 무슨 말을 할까 미리 염려치 말고 무엇이든지 그 시에 너희에게 주시는 그 말을 하라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요 성령이시니라 형제가 형제를, 아비가 자식을 죽는데 내어주며 자식들이 부모를 대적하여 죽게 하리라 또 너희가 내 이름을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나중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막 13:9-13)
<설교>
노아 방주는 세상에서 활용하기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고기를 잡는 배로도, 화물선으로도 활용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방주에는 닻도 없고 노도 없습니다. 즉 움직일 수 없고 다만 물위에 떠 있는 용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노아의 방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 쓸모도 없는 배를 만드느라고 고생하는 노아가 바보로 보였을 수 있습니다. 노아는 세상의 그러한 시각을 한 몸에 안고 견디면서 방주를 만든 것입니다. 이처럼 노아로 하여금 세상의 어떤 반응에도 불구하고 방주를 만들게 한 것은, “하나님이 노아에게 이르시되 모든 혈육 있는 자의 강포가 땅에 가득하므로 그 끝날이 내 앞에 이르렀으니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창 6:13절)는 심판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이것이 신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앞에 십자가를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믿으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십자가는 세상에서는 활용할 가치가 없습니다.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쓸모 있는 십자가로 튜닝을 합니다. 마치 공장에서 출고된 차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것저것 개조를 해서 좀 더 성능이 좋고 자기 마음에 드는 구조로 만드는 것처럼 십자가를 개조해서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십자가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십자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노아가 하나님이 지시한 대로 방주를 만든 것처럼 내 생각과 내 욕망이 개입되지 않는, 오직 하나님의 사랑이 확증된 것으로 충분한 십자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이 믿음이 종말의 때에 우리를 살리는 구원의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믿음이 아무리 그럴듯하게 보인다고 해도 구원의 능력이 없다는 그것은 무용지물입니다. 즉 짠맛을 잃어버린 소금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이처럼 짠맛을 잃어버린 소금을 소금이라고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종말의 때가 되면 무엇이 참된 믿음인가가 선명하게 증거될 것입니다. 신자는 그때를 바라보고 기다리면서 어떤 경우에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13절에 보면 “또 너희가 내 이름을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나중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싫어한다는 뜻입니다. 예수가 싫기 때문에 예수를 말하는 자를 싫어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이상한 반응입니다. 왜 사람들이 예수님을 미워합니까?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미워한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예수님이 밉지 않습니까?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미워하는 이유는 예수님을 말씀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말씀에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이 기대하는 그 어떤 것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신을 찾는 이유는 뭔가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다니고 열심히 믿으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고, 혹시 있을 수 있는 재앙으로부터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그런 기대를 모두 무너뜨리고 오히려 손에 쥐고 있는 것까지 모두 버리고 따르라고 하십니다. 또한 천국을 들어가는 믿음의 기준으로 삼는 인간의 행함까지 용납하지 않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처럼 인간이 붙들고 있는 것을 하나하나 잘라내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듣기를 싫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거부하지 않고 누구의 입맛에도 다 맞는 다른 복음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만 예수를 미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입니다. 교회도 예수님을 미워합니다. ‘교회가 어떻게 예수님을 미워하겠는가?’라고 의문이 들겠지만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사람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한 이방인이 아니라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오히려 이방인이었던 빌라도는 예수님이 죄 없음을 알고 풀어주려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이 끝까지 예수를 죽일 것을 주장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미워하고 죽인 것은, 그들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할 뿐 선지자를 통해서 예언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에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보내서 장차 오실 메시아에 대해 예언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 위에만 있었다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자신들이 하나님의 선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자신들이야 말로 구원 받을 백성이라는 자부심에 머물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의 그런 자부심을 사정없이 악한 것으로 규정해 버립니다. 만약 여러분이 유대인의 입장이라면 예수님의 말씀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당연히 미움입니다. 율법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자신들의 믿음과 의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죄인으로 규정하는 말씀을 듣고도 싫어함이 없고 미움이 없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라 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믿음은 사람들에게 선을 실천할 것을 중심 교훈을 삼습니다. 믿음은 신자로 하여금 선을 실천하게 하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따라서 선을 실천하고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복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이러한 말이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까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말이기 때문이 오히려 그것을 참된 복음으로 인정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실천과 행함을 동원하여 선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세상을 향해 외치신 첫 말씀이 ‘회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회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세상을 죄의 땅, 즉 어둠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나오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처럼 세상에 속한 그 누구도 회개 없이는 천국에 이를 수 없습니다. 이 말씀 앞에서는 율법을 지켰다는 것도, 선을 행했다는 것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죄를 깨닫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행하심을 의지하는 것만이 믿음으로 용납될 뿐입니다.
그런데 자기 구원에 집착한 인간은 회개하라는 말씀에서 자신의 죄를 보려고 하지 않고, ‘회개하면 천국 가겠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말씀을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무엇일지 헤아리기 보다는 말씀을 자신에게 적용해서 자기에게 유리한 말로 개조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인간은 그 본성상 예수님의 말씀을 싫어하고 미워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복음이 세상으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는데도 복음을 복음 그대로 전해야 합니까? 물론입니다. 그 이유는 세상에 종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종말이 없다면, 그리고 심판이 없다면, 그리고 천국에 들어갈 다른 의가 필요가 없다면 참된 복음만을 생각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진짜 어리석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아가 세상에서는 활용할 수 없고 쓸모없는 방주를 만드는데, 만약 하나님의 심판이 없다면 노아는 가장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심판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안에서는 노아가 가장 지혜로운 자입니다. 이것을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답답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미워한다고 해도 세상은 종말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안에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이 신자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복음을 싫어하고 예수를 전하는 자를 미워한다고 해도 세상은 종말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에서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종말의 때에 신자를 건지는 능력은 예수님의 의로움 뿐입니다. 때문에 지혜가 있는 신자는 어떤 경우에도 믿음을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믿음의 내용을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믿음을 사람들의 기분에 맞는 믿음으로 개조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개조된 순간 구원의 능력이 사라진 다른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우리 자신을 위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인해서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세상으로 보냄을 받으면서 어떤 현실에서도 우리의 구원자가 되시고 주가 되시는 예수님의 은혜와 피를 증거하라고 믿음을 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자기를 부인하고 주를 따르는 것이고, 이 순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믿음의 능력입니다.
믿음은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고 미움을 받을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믿음이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믿음 없이는 아무도 생명에 들어갈 수 없음을 증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사실이 세상이 예수를 싫어하고 복음을 거부함으로써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신자가 할 일은 오직 참된 믿음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 때에 무엇이 진정한 구원의 능력이었는가가 증거되기를 소망하면서 인내하며 기다리고 살아가는 것이 신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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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강) 마가복음 13:14-23 멸망의 가증한 것
(74강) 마가복음 13:3-8 종말과 징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