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절을 보면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셔서 친히 스스로를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고 말씀 하십니다. 성경에서 가장 처음 하나님을 전능하신 분으로 말씀하시는 이 구절을 살펴 볼 때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자손에 대한 언약이 있었으나 언약을 믿지 못하고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은 아브람에게 다시 17장에서 언약을 세우시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종교에서 신은 전능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능한 존재이기에 자신의 모든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신을 찾아 도움을 구하는 것입니다. 즉 세상이 이해하는 신의 전능은 인간의 힘으로 안되는 일을 성취시켜주고 도와주는 초월적인 힘인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씀하는 하나님의 전능은 다릅니다. 물론 하나님은 무슨 일이든 하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고자 하시는 일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전능을 어떤 의미로 말하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음대로 1절을 보면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친히 나타나셔서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전능하신 분으로 계시하신 것은 이 구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하나님에 대해 ‘전능하신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을 향하여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나타내셨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전능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알려면 하나님이 스스로를 계시하신 말씀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전능한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시고 아브람이 열국의 아비가 될 것에 대해 언약하십니다. 이렇게 볼 때 전능의 의미는 하나님의 언약을 중심으로 해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아브람이 열국의 아비가 될 것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도 하나님이 약속하신 바가 있습니다. 12:2절에서도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시겠다고 하셨고, 15:5절에서도 아브람의 자손이 하늘의 별처럼 될 것임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브람은 10년이 지나도 후손이 없자, 사래가 권유한 대로 여종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인간의 노력과 생각으로 성취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런 아브람에게 다시 열국의 아비가 될 것임을 약속하기에 앞서 ‘전능한 하나님이다’라고 계시하신 이유가 뭐겠습니까? 이것은 하나님의 약속은 기어코 성취되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조건과 상황이 방해한다고 하도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은 하나님이 이루시는 것을 전능으로 말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택하셨으면 인간의 죄악과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들어 가시는 것을 전능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능은 인간의 일을 도우신다는 의미의 전능이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하시고 하고자 하시는 일은 포기되어짐이 없이 성취하신다는 의미에서 전능이 되는 것입니다.
룻기서에 보면 나오미가 흉년 때문에 모압으로 내려갔을 때 거기서 남편과 아들들을 모두 잃어버리고 결국 자부 한 사람만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전능자가 자신을 비워 돌아오게 하셨다고 고백합니다. 나오미가 말하는 전능자 역시 자신의 일을 도와주는 전능자가 아니라, 믿음에 있지 못한 자신을 괴롭게 해서라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하시는 능력자라는 의미에서 ‘전능자’로 고백했던 것입니다.
아브람이 나이가 많든, 사래가 늙어서 아이를 낳을 수 없든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일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전능’이라고 말합니다.
2.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완전할 수가 없습니다. 의를 위해서 아무리 노력하고 힘쓴다 할지라도 완전함을 이룰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실상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고 말씀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며, 여기서 말하는 완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언약을 세우시기 앞서 이 말씀을 하심을 기억하십시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을 보면 하나님이 말씀하신 ‘행하여 완전하라’는 그것이 곧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완전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완전할 수 있다면 애당초 예수님은 세상에 오실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완전이란 흠이 없다는 것인데, 인간 스스로 흠없는 존재가 되어서 구원 받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이런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왜 행하여 완전하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이렇게 볼 때 행하여 완전하라는 말씀은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의 말씀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입니다.
먼저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 행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가령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너를 열국의 아비가 되게 하겠다’고 약속하셨고 하나님은 그 약속을 이루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이라면, 과연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 행해야 할 것은 무엇이냐? 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돕기 위해서 인간이 행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약속은 자신의 방식과 노력으로 성취하기 위해 하갈과 동침하여 이스마엘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사래와 하갈의 분란만 가져왔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약속 앞에서 아브람이 행해야 할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오직 믿고 기다리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셨으니 하나님이 이루신다는 믿음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브람이 할 수 있는 행함이었습니다. 자신의 조건이아 사래의 조건 등등을 보지 않고 ‘하나님이 이루신다’는 것만 믿으면서 기다리는 것이 약속을 받은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완전’이란 의미도 믿음의 측면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완전이란 앞서 말한 대로 흠이 없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인간의 흠없는 모습이 무엇입니까? 역시 믿음입니다. 인간은 믿음 안에서 완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문제는 언제나 믿음을 떠날 때 발생합니다. 믿음을 떠났다는 것은, 자신의 방식과 노력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 보고자 하는 탐욕을 살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오늘 저와 여러분에게 원하시는 ‘행하여 완전한’ 모습은 하나님을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3. 5절을 보면 하나님은 아브람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십니다. 아브라함은 ‘만민의 아비’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굳이 아브람의 이름을 바꾸시는 것입니까?
(이름을 짓는 자와 지음을 받는 자의 관계에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름을 짓는 자와 지음을 받은 자의 관계를 먼저 생각해 보면, 이름을 지음 받은 자는 짓는 자에게 종속된 관계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창세기 2:19절에 보면 아담이 모든 생물들의 이름을 지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역시 아담에게 모든 생물을 다스릴 권한이 주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의 이름을 짓는 것 역시 부모의 다스림을 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계에서 생각해 볼 때,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아브라함이라는 새 이름을 주시는 것은 단지 좋은 이름을 주시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아브람이 하나님에 대해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말씀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만민의 아비라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의 약속이 담겨 있는 이름인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하나님은 앞으로 아브라함을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위한 쪽으로 간섭하시고 인도하실 것임을 가르치기 위해서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주신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약속을 세우시고 그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서 하나님의 의도대로 사용하시고자 하십니다. 그러므로 아브람의 이름이 하나님에 의해서 아브라함으로 바뀐 것은 하나님께 다스림 받으면 하나님에 의해 사용되어지는 인생으로 바뀌게 되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신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자 역시 하나님으로 인해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얻은 존재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나 자신을 위해 살던 사람이 이제는 그리스도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새 이름을 부여받은 우리의 현재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자가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곧 내 이름을 높이기 위해 힘쓰는 삶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삶이되기 위해 힘써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벧전 4:16절에 보면 “만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을 받은즉 부끄러워 말고 도리어 그 이름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어떤 이름을 받았으면 또 어떤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기 바랍니다.
4.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할례 언약을 세우시고 아브라함은 물론 후손 대대로 지키라고 명령하십니다. 할례 언약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열국의 아비가 되게 하겠다는 약속을 주신 후에 약속을 이루시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할례 언약을 세우십니다. 즉 아직까지 자손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는 언약을 주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식을 줄테니까 자식 중 남자는 모두 할례를 행하라는 것입니다. 과연 할례가 어떤 의미가 있기에 자식을 주시기 전에 먼저 할례 언약을 세우시는 것입니까?
할례는 남자의 생식기 끝을 자르는 것이지만 사실은 생식기를 잘라버리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자의 생식기를 자른다는 것은 혈통적 출생을 끊어버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볼 때 할례 의식에는 인간의 혈통적 출생을 끊는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하나님이 약속대로 후손을 주시기 전에 먼저 할례언약을 세우신 이유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열국의 아비가 되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아브라함 가문을 번성하게 만들어 주시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을 중심으로 혈통과 상관없는 거룩한 민족을 만드시겠다는 의도로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할례 언약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할례 언약은 인간의 혈통적 출생을 끊어버리는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할례 언약을 후손을 주시기 전에 세우신 것은, 아브라함에게 주시는 후손이 결코 혈통적 번성과 연관된 것이 아님을 가르쳐 주는 것이 분명한 것입니다.
5.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열국의 아비가 될 것이라고 언약하시고 아브라함에게는 할례언약을 세워서 지키라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할례를 하지 아니한 사람은 내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라고 말씀합니다(14절). 열국의 아비가 되리라고 언약하셨으면 많은 자손을 주면 되는데 무엇 때문에 할례 언약을 세워서 지킬 것을 명령하시는 것입니까?
할례를 하지 아니한 사람은 내 백성 중에서 끊어진다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님을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하나님의 백성이냐 아니냐’는 것은 할례를 행했느냐 행하지 않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할례를 행했다고 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대인들이 오해한 것이 이점이었습니다. 그들은 할례라는 의식만 행하면 자동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줄로 알았습니다. 때문에 유대인들에게 할례는 중대한 문제였고, 이러한 생각은 간혹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믿었을 때에도 계속되어져서 이방인에서 예수를 믿게 된 신자들에게도 할례를 요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즉 예수를 믿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할례를 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할례에 철저한 바리새인을 향해서 마귀의 자식이라고 선언함으로써 할례라는 의식이 하나님의 백성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임을 보이셨던 것입니다.
할례는 어떤 정신을 의미합니다. 이미 5번의 물음에서 답한 대로 ‘나는 육신의 조건과는 상관없이 오직 하나님에 의해 하나님의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믿을 때, 그것을 ‘할례’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즉 육신에 한 할례가 아니라 마음에 한 할례를 뜻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마음에 할례를 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에서 육신의 것들을 모두 끊어버리게 됩니다. 자신의 육신적 노력과 공로와 의는 자신이 하나님의 사람이 되고 구원을 얻는 일에 있어서 전혀 상관없는 것이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임을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만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에 의해서 되어진 은혜임을 믿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마음의 할례가 없는 자는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6. 할례 언약을 통해서 생각할 때 하나님의 참된 백성은 누구를 가리키는 것입니까?
장차 아브라함에게서 출생할 이삭은 육신적으로는 아브라함에 의해 출생했지만, 그러나 사실은 하나님에 의해 출생한 자식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아브라함이나 사래는 육신적으로는 혈통을 이을 수 없는 몸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삭은 하나님께서 약속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하심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표였고, 그 약속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완벽한 성취를 보여주게 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열국은 혈통적 출생이 아니라 약속에 의해 출생한 무리들을 가리킵니다. 이들을 거룩한 무리라고 하고 ‘이스라엘’이라 부릅니다. 할례를 행하라고 하신 것은, 할례란 의식이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나는 육신에 의해 출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출생했다’는 고백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참된 백성은 할례를 행한 자입니다. 물론 이것은 마음의 할례를 뜻합니다. 자신이 무엇으로 하나님 백성 되었는가를 기억하고 그 믿음으로 살아가는 그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은 육신의 것을 자랑하거나 과시하지 않습니다. 육신의 노력과 행함을 가지고 신앙의 기준으로 삼지도 않습니다. 고백하는 것은 다만 하나님의 은혜며,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보답하는 것은, 열심히 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행함은 믿음에서 보여지는 자연스런 열매일 뿐 행함이 믿음을 낳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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