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을 두려워하여 사라를 누이라고 속였으나 22,23절을 보면 오히려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이것은 아브라함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서 생각할 때 신자가 하나님에 대해 가져야 할 신앙의 바른 태도는 무엇이겠습니까?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을 두려워하여 사라를 누이라고 속이게 된 것은 세상의 힘의 구조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자신은 힘이 없는 자이고 아비멜렉은 왕으로써 권력과 힘을 소유한 자였기 때문에 혹시 사라로 인해서 닥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라를 누이라고 속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일의 결과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쪽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아비멜렉이 오히려 아브라함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아브라함을 인도하시고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거짓말은 하나님이 이방인까지 다스리시는 분임을 생각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때문에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보여주셔야만 했던 것입니다. 즉 거짓말했다는 것을 책망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아는 것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때문에 하나님은 아비멜렉으로 하여금 아브라함에게 재물을 주게 하신 것이고, 하나님이 아브라함 편에 있음을 보여주심으로써 아브라함에게 고개를 숙이도록 만드신 것입니다.
이러한 사건을 대하면서 신자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하나님은 쉬지 않고 활동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상식을 뛰어넘어서 활동하시며 이로 인해서 신자는 때때로 예상치도 않은 일에 봉착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일에서든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하나님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스리심을 믿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을 보여주시는 것이 본문의 아브라함 사건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상의 일에서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하나님을 생각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을 믿고 행하기를 주저합니다. 즉 아브라함처럼 사라를 누이라고 하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의 상식과 방법을 따라 살면서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신앙의 길에 있는 것입니다.
신자가 하나님의 활동에 미심쩍어 하는 것은 자기 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내가 원한대로 되어 지겠는가?’라는 불안감이 결국 하나님을 의지하기 보다는 자기 방법을 따라 행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고 했습니다. 신자에게는 죽고 사는 모든 문제가 하나님께 달렸다는 각오를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즉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께 맡기고 신자는 다만 믿음의 여부를 따지면서 다만 믿음의 길로만 가면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내게 유익이 되고 내가 사는 길로 보인다 할지라도 그것이 믿음이 아니라면 그 길을 가지 않는 것이 신앙입니다. 이러한 신앙에서 신자 됨이 증거되는 것입니다.
2. 22절에 보면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에게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도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방인이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지만 이 모든 일이 하나님에 의해서 되어지는 것임을 생각해 볼 때 이 일을 통해서 하나님은 어떤 분임을 알 수 있습니까? (아브라함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함께 하고 계심을 잠시 잊고 있었음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브라함은 사라를 누이라고 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 하고 계심을 잊어버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생각하기보다는 눈앞의 현실에서 이방인의 힘을 두려워 한 것입니다. 이러한 아브라함 앞에 아비멜렉을 세우셔서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도다’라는 말을 하십니다. 사실 아브라함의 행동이 믿음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아비멜렉의 말이 아브라함을 부끄럽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사라를 누이라고 속이는 비신앙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 하고 계심을 잊어버렸음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아브라함에게 아비멜렉의 말은 그의 비신앙적인 행동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아비멜렉에게 개입하셔서 아브라함의 비신앙적인 행동을 책망하시면서 아브라함은 신앙의 길로 이끌어 가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비신앙적인 모습을 하나의 사건과 이방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 인해서 드러내시고 책망하시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지금도 역시 하나님은 동일하게 일하고 계심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활동하시는가는 성경의 사건들을 통해서 배울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개입하신 사건들이 성경에 수없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은 지금도 지금의 현실에 개입하셔서 다스리시며 자기 백성에게 말씀을 하고 계심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자가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생활과 사건들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음성이며 자기 백성을 가르치는 도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는 지금의 현실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어야 하고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가를 들을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한편으로는 매우 막연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어려운 일일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생활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가 믿음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잊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하나하나는 때로는 갈등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여러분의 비신앙을 깨닫게 하고 부끄럽게 만드는 도구로 세워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하나님께 마음이 있는 신자에게만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하나님께 마음이 가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떤 사건에서도 자신의 유익을 생각하며 행동할 뿐 하나님을 만날 수도 없고 그 사건이 자신에게 무엇을 말씀하고자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에 대한 아비멜렉의 말에서 분명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은 이방인을 세우셔서라도 자기 백성의 비신앙을 책망하시고 부끄럽게 하시며 바른 신앙으로 인도해 가시기 위해 일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신자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토대로 하여 살아감으로써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에게는 이로운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아브라함으로 인해서 손해를 봤습니다. 그러한 아브라함을 아비멜렉이 후대합니다. 차라리 아브라함을 쫓아 내버릴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이 직접 하나님께 구하면 되는데 굳이 아브라함을 후대하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겠습니까?
사실 아비멜렉이 아브라함 때문에 당한 일을 생각하면 아브라함을 후대하기는커녕 혼을 내서 쫒아 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비멜렉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아브라함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아브라함에게 함께 하신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23절에 보면 “그런즉 너는 나와 내 아들과 내 손자에게 거짓되이 행치 않기를 이제 여기서 하나님을 가리켜 내게 맹세하라 내가 네게 후대한 대로 너도 나와 나의 머무는 이 땅에 행할 것이니라”는 말을 합니다. 이것을 보면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의 거짓된 행동으로 인해서 자신이 당한 일을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와 내 아들과 내 손자에게 거짓되이 행치 않기를 하나님을 가리켜 맹세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에 아브라함의 행동이 자신과 자신의 아들 손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결국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후대하는 것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아브라함을 후대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재앙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임을 알게 된 자로서의 행동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알게 된 아비멜렉이 직접 하나님께 자신을 위해 구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아비멜렉이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함께 하시지 자신과 함께하는 분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라의 문제에서 아비멜렉은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나타나셔서 책망하는 사건에서 하나님은 자신이 아니라 아브라함과 함께 하시는 분임을 알았기 때문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아비멜렉은 자신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아브라함에게 어떻게 대하는가를 통해서 복과 저주가 결정되어지는 입장에 있는 것입니다. 창세기 12:3절에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아비멜렉의 복은 아브라함을 후대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브라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대대로 이어지는 복과 저주의 원칙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원칙은 예수님에게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복과 저주의 원칙은 예수님을 후대하는 것에 있습니다. 인간의 행위가 기준이 되어서 복과 저주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님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되어 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내 편이 아니라 예수님 편에 계심을 알아야 합니다. 만약 자신의 선한 행위를 가지고 하나님을 내편으로 끌어 들이려고 한다면 그것이 곧 예수님을 보지 않는 것이 됩니다. 아비멜렉은 자신을 보지 않고 다만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아브라함을 봤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을 후대하는 것이 자신이 살 길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의 살 길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사랑하는 독생자 예수님을 후대하는 것뿐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높이고 섬기는 것이 생명의 길임을 아는 것이 믿음입니다.
4. 25절을 보면 아비멜렉의 종들이 아브라함의 우물을 늑탈한 일에 대하여 아비멜렉을 책망합니다. 이로 인하여 아비멜렉은 아브라함과 동등한 입장이 아니라 아브라함에 잘못을 범한 입장에서 언약에 임하게 됩니다. 즉 언약의 주도권을 아브라함이 갖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신앙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을 섬기고 높이겠다는 말을 한다고 해서 예수님을 후대하는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신자는 진정으로 예수님을 후대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아브라함과 아비멜렉의 관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후대한다는 말을 할 때는 다만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겠다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아비멜렉과의 관계를 아브라함에 대한 아비멜렉의 범죄를 언급함으로써 새로운 길로 이끌어 갑니다.
25절에 보면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의 종들이 아브라함의 우물을 늑탈한 일에 대하여 아비멜렉을 책망을 합니다. 결국 아브라함과 동등한 위치에서 아브라함에게 맹세하라고 하면서 약속을 맺으려고 하던 아비멜렉은 갑자기 아브라함에게 범죄한 자로 서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동등한 입장이 아니라 죄를 범한 자와 죄를 용서해 주는 자의 관계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제 아비멜렉과의 언약의 주도권은 아브라함에게 있게 됩니다. 따라서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의 죄를 용서해 줘야 언약이 제대로 맺어지는 관계에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신자와 예수님과의 관계에서도 동일합니다. 인간은 범죄한 자로서 예수님 앞에 서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의 범죄함을 잊어버린다면 자기 행위를 내세우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게 됩니다. 한 예로 ‘하나님 제가 그동안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신앙생활 잘했는데 왜 이런 일이 있게 하십니까?’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열심히 한 신앙생활을 내세워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권리란 복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열심히 했으니 복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자신의 범죄함이 언급되기 전의 아비멜렉 모습입니다. 아비멜렉은 단지 자신을 위해서 아브라함을 후대하겠다는 것뿐입니다. 아브라함에게 구해야 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즉 떳떳한 입장으로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이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관계로 아비멜렉을 끌어 들이는 것입니다. 그것이 범죄한 자와 용서하는 자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신자와 예수님과의 관계는 범죄한 자와 범죄함을 용서하는 관계일 뿐입니다. 이것을 벗어나는 것은 절대로 바른 관계가 아닙니다. 이것을 벗어나게 되면 앞서 말한 대로 자기 행위를 근거 삼아 자기 권리를 주장할 뿐입니다. 또한 무슨 행위를 한다고 해도 결국 그 행위를 근거 삼아 자기 권리를 주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을 후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후대함은 범죄한 자로 예수님 앞에 서는 것뿐입니다. 예수님께 주장할 것은 없고 다만 예수님의 베푸신 은혜를 받아야 하는 입장으로 서는 것이 진심으로 예수님을 후대하는 것입니다.
5. 아브라함이 일곱 암양 새끼를 아비멜렉에게 주면서 아브라함이 우물 판 증거로 삼고 서로 맹세를 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브엘세바라 이름합니다. 여기서 아브라함과 아비멜렉의 관계에서 일곱 암양을 우물 판 증거로 삼는 이 일들이 신앙의 어떤 면을 말해주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에게 일곱 암양 새끼를 아비멜렉에게 줌으로써 아브라함과 아비멜렉의 관계가 달라집니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주는 입장에서 오히려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되고, 아브라함은 받는 입장이 아니라 주는 입장이 되어 언약을 맺게 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우물을 판 증거란 아브라함의 우물을 아비멜렉의 종들이 약탈한 사건에 대한 증거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아비멜렉이 일곱 암양 새끼를 받는다는 것은 아브라함의 우물을 약탈한 범죄를 인정하고 아브라함의 용서를 구하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서 말한 대로 이제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잘해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브라함이 베푸는 은혜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언약을 맺는 것입니다.
신자는 예수님이 베푸시는 은혜를 받음으로 복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은혜는 예수님에게 뭔가를 바쳤기 때문에 그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이 하신 언약으로 인해서 다만 베풀어지는 혜택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구원은 인간의 행위와는 전적으로 무관한 것입니다. 만약 인간에게서 신앙적인 행위가 보인다면 그것은 은혜로 인한 열매일 뿐이지 그것으로 자기 공로를 삼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베푸신 구원이 무엇인가를 바르게 알고 있는 신자에게서 보이는 신앙의 모습인 것입니다. 신앙은 다만 받아 누리고 감사하며 기뻐하는 것이지 무엇인가를 행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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