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예수께서 길에 나가실쌔 한 사람이 달려와서 꿇어 앉아 묻자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네가 계명을 아나니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거짓 증거하지 말라, 속여 취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가라사대 네게 오히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하시니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고로 이 말씀을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가니라 (막 10:17-22)
<설교>
우리의 눈에는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착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신자답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인간이 선악과를 먹음으로 선악을 알게 된 흔적이라는 것을 주지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선행이 곧 선이고, 선을 행한 자는 곧 선한 자이며 그러한 선은 믿음에서 나온다고 생각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하나님께는 전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누이 말씀드린 대로 그러한 선은 믿음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인간들에게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선행을 행한다고 해도 결정적인 것은 자신을 포기하지를 못합니다. 즉 인간의 도덕과 윤리가 아무리 선하다고 해도 그 선이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을 포기하고 주를 바라보게 하는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인간의 선이 생명의 근거가 될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그러한 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본문을 보면 영생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한 사람이 예수님을 찾아와서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묻습니다.
이 사람은 예수님을 ‘선한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을 보면 이 사람은 예수님에게서 영생을 얻을 수 있는 선한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해 듣고자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도 영생은 선을 향한 각자 개인의 노력에 의해 주어지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이 세상의 오해이기도 합니다. 영생도 복도 인간이 선을 쌓을 때 그것이 의가 되어 주어지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착각이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은혜를 헛된 것으로 무너뜨려 버리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은혜가 필요 없이 선에 대한 인간의 노력과 실천만으로도 얼마든지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의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네가 계명을 아나니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거짓 증거하지 말라, 속여 취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18,19절)고 말씀합니다.
하나님 한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다는 것은 예수님도 선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하지 아니한 그 어떤 것도 선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선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 찾아온 이 사람은 선을 자신이 생산해 낼 수 있는 것으로 여긴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 물은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 이 사람은 선이 무엇인가를 몰랐고 인간은 선을 생산할 수 있는 존재가 못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이 이 사람으로 하여금 예수님을 떠나가게 한 이유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계명에서 살인, 간음, 도적질, 거짓 증거, 남을 속이는 것, 부모 공경의 문제를 얘기합니다. 그러자 이 사람은 그 모든 것을 어려서부터 잘 지켰다고 자신 있게 답합니다.
이 사람은 아마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계명을 잘 지켜온 자신이야 말로 영생에 들어갈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은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가라사대 네게 오히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21절)는 이 말씀은 인간이 생각하는 선행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합니다. 그 누구도 예수님의 이 말씀 앞에서 선행을 끄집어 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계명을 말씀하신 것을 그것을 지켰는가를 물으시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십계명을 지키는 것을 선으로 여기고 있는 착각을 무너뜨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진심으로 십계명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은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출하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내려주신 계명입니다. 하나님은 그 계명을 통해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잊지 않기를 원하셨습니다. 즉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고 항상 원망하는 존재에 불과했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했음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십계명을 자신들이 실천해야 할 것으로 바라보면서 결국 십계명을 실천함으로 의롭게 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십계명의 정신은 사랑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아는 것이 십계명이었던 것입니다.
애당초 이스라엘은 애굽의 종이었습니다. 그러한 그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약속의 땅에 들어와 거기에 있는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갖게 되고 누리게 된 모든 것도 애당초 그들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은혜로 누리게 된 것 뿐입니다. 이것을 잊지 않는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내 것이 없어야 합니다.
내 것이 없다면 자기 수중에 얼마가 있든 그것으로 강자와 약자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다만 주어진 것으로 감사하며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도적질 또한 할 이유가 없게 됩니다. 타인이 나보다 많이 갖고 적게 갖는 것 또한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웃이 나보다 잘된 것으로 인해 미워할 이유가 없게 되고, 미움이 없으니 거짓 증거하지도 않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는 것은, 십계명을 알고 그 계명을 온전히 지켰다면 그것은 자기의 모든 것이 자기 것이 아님을 믿는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얼마든지 모든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도 줄 수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재물이 많으므로 근심하고 돌아갑니다. 결국 자기 수중에 있는 것은 자기 것이었고 자기 것이었기 때문에 버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입니다.
우리도 이 사람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사람처럼 계명을 말씀하시는 예수님 앞에서 ‘계명을 잘 지켰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는 말씀을 들으면 우리도 예수님에게서 등을 돌릴 사람들입니다. 그러한 인간이 감히 선을 행한다고 말할 수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인간이 얼마든지 선을 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도 이 사람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보실 때는 선을 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에게 있는 그 어떤 것도 자기 것으로 간주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 한 마디에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예수님께 ‘내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그 어떤 행함도 영생을 얻거나 복을 받을 수 있는 선이 되지 못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예수님을 만나서 그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신자가 예수님을 만난다면 ‘나는 영생을 얻을 사람이 못된다’는 것이 드러날 뿐입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가를 보게 되는 것이야 말로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주어지는 복입니다. 그 복이 우리를 예수님의 의의 행함을 바라보고 의지하게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신자가 선행을 하면서 사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믿음이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신자가 선행을 하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만약 자기 선행을 바라보게 된다면 선행을 하는 자신에 대견스럽게 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선행이 가지고 있는 함정입니다. 사단은 인간을 이러한 함정으로 몰아가는 것입니다. 선행이라는 함정에 빠뜨려서 자기 선행만 바라보고 살게 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의의 행함에 대해서는 눈을 감게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 한 가지를 생각하십시오. 그것은 모든 인간은 선악과를 먹은 아담의 후예라는 것입니다. 죄로 인해 육체가 된 인간의 그 몸을 따라 났다는 것입니다. 악에서는 악이 나오고 육에서는 육이 나올 뿐입니다. 그러므로 아담의 후예로 아담의 육체를 따라 난 모든 인간은 악이라는 본질을 그대로 가지고 나오는 것입니다. 이 악한 본질은 그 어떤 세상의 선으로도 덮을 수가 없습니다. 오직 예수님의 피의 은혜만이 악한 본질을 덮고 우리를 깨끗하다고 선언 받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는 사나죽으나 예수님의 의로우심만을 바라볼 뿐입니다.
‘나도 선을 행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생각 자체를 거부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선은 선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이것을 잊는다면 우리는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과 같은 착각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이 사람에게 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자신의 생각이 무너졌다는 것이 복입니다. 물론 자기에게 있는 것을 버리지를 못함으로써 근심을 하고 예수님에게서 등을 돌리기는 하였지만 어쨌든 자기 착각이 무너졌다는 것은 큰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선행을 보면서 주눅 들지 마시고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보십시오. 우리를 영생에 이르게 하는 것은 우리의 선행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랑에 묻히지 아니할 때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등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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