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예수께서 둘러 보시고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 하시니 제자들이 그 말씀에 놀라는지라 예수께서 다시 대답하여 가라사대 얘들아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떻게 어려운지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신대 제자들이 심히 놀라 서로 말하되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 하니 예수께서 저희를 보시며 가라사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 (막 10:23-27)
<설교>
세상은 세상 나름대로 천국에 대한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천국은 착한 사람만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천국은 하나님이 만드신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세우신 원칙이 있고 그 원칙에 의해 천국 들어갈 자가 정해질 뿐입니다. 즉 인간이 세운 원칙, 도덕이나 선함, 양심, 이러한 모든 것을 철저히 거부해 버리는 것이 천국인 것입니다. 그래서 천국은 인간을 당혹스럽게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던 천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당혹스러움이 예수님을 찾아온 부자와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제자들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찾아온 부자는 나름대로 천국에 대한 원칙을 세워두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천국은 선한 행위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겠나이까’라는 질문을 한 것입니다.
이 사람에게 천국은 자기하기 나름이었습니다. 영생을 얻을 수 있는 행위를 알아내서 실천하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현대 교회가 복을 자기하기 나름으로 여기면서 자기 열심이 곧 복으로 돌아온다고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선이 하나님의 나라로 연결되는 통로가 될 것으로 여기는 것은 이 세상은 하늘의 생명과 단절된 관계에 있음을 모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선악과를 먹었을 때 생명나무를 감춰버린 이유가 무엇입니까? 앞으로 세상은 하늘의 생명과는 단절된 상태로 존속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감춰버린 생명나무를 자신의 선을 가지고 다시 에덴에 세우겠다는 것은 세상만 바라보고 자신만 생각할 뿐 하나님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선은 우리에게만 선으로 여겨질 뿐이지 하나님께도 선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선을 선으로 고집하면서 하나님께 나오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고, 무엇을 해야 복을 받는가라는 물음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자에게 예수님은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고 나를 좇으라고 하심으로써 영생은 인간의 소관이 아님을 절감하게 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선을 실천한다고 해도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실천은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재물이 많은 부자였기 때문에 근심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결국 재물이 걸림돌이 된 것입니다.
23절을 보면 “예수께서 둘러 보시고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 하시니”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재물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재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재물이 있어야 천국 백성으로 대접을 받는 곳도 아닙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나라를 진정으로 열망한다면 이미 이 세상에서 재물을 버린 자로 살아가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욕망은 세상에서 재물을 버린 자로 살아가도록 허용하지 않습니다. 재물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으로 살아가면서 남들처럼 재물이 많지 않은 자신의 형편에 대해 불만을 가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속성을 가진 인간이 선이라고 여기는 행동을 몇가지 했다고 해서 천국에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천국을 너무 무시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사람은 재물이 없는 인생을 두려워합니다. 재물이 있어야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인생의 목표가 아예 재물을 모으는 것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람이 영생을 소망한다며 예수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면서 영생을 얻을 수 있는 선한 행위를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재물은 재물대로 확보한 상태에서 영생 또한 확보하겠다는 심보인 것입니다. 이러한 심보의 사람이 천국에 들어간다면 천국에서 세상에서 누린 자신의 인생을 자랑하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천국은 철저하게 모든 인간에게 차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은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일은 있을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나는 부자가 아니니까 다행이다’라고 안심할 수 있습니까?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제자들은 심히 놀라면서 서로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라며 놀랍니다.
당시 제자들은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가진 것이 전혀 없는 가난한 상태였습니다. 그렇다면 부자가 천국갈 수 없다는 말씀을 들으면 ‘우리는 부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우리는 천국 갈 수 있겠구나’라며 부자가 아닌 것을 다행스러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라며 놀란 것은 자신들까지 부자라는 범주에 포함시켜 이해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부자의 의미를 돈이 많고 적음의 의미로 이해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부자는 재물의 양을 따져서 구분하지 않습니다. 재물의 양을 따져 부자와 가난한 자를 구분한다면 도대체 얼마를 기준 해야 하겠습니까? 또한 그렇게 해석하면 결국 천국은 일정한 기준 아래의 재물을 가진 사람이 들어간다는 말도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말에는 모든 사람이 부자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구원을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 모든 사람이 부자라는 범주에 해당되는 것일까요?
여러분은 분명 스스로를 부자라고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부자라고 할 만큼 재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세상이 부자라고 여길만한 재물이 여러분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한가지 묻겠습니다. 여러분은 부자 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습니까? 세상에서 큰소리 칠만 한 돈을 가지고 하고 싶은 것은 마음껏 하고, 갖고 싶은 것도 모두 가지면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지 않습니까? 그런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럴 재물이 없고, 또 그럴만한 재물을 모을 자신도 아예 없기 때문에 그냥 사는 것이 아닙니까?
사람은 왜 부자가 되고 싶을까요? 설명이 필요 없는 물음일 것입니다. 부자 되고 싶은 것은 힘없고 초라한 것보다는 힘이 있고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인생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천국은 이런 마음을 용납하지를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마음으로 천국 가봐야 또 다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더 나아지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천국에 갈만한 존재가 못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재물이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을 버릴 수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나 자신을 버릴 수 없기에 부자 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힘을 가진 자로서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은 그 마음이야 말로 영생의 나라보다는 이 세상의 나라에 소망을 두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람에게 천국은 물건을 샀을 끼워주는 사은품과 같은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천국은 이러한 마음을 거부하는 것이고, 모든 사람이 이런 마음에 해당되기 때문에 아무도 천국갈 수 없다는 말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영생은 어떻게 얻을 수 있습니까? 27절을 보면 “예수께서 저희를 보시며 가라사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고 말합니다. 영생은 오직 하나님의 소관이고 따라서 하나님만으로 된다는 것입니다.
영생은 사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영생을 위해서 뭔가 하라는 말씀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만이 하신다는 것을 믿어야 할 뿐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에 대해 반발을 합니다. 나는 선을 행할 수도 있고 신앙의 행위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천국에 갈 수 있는 행위만 알려달라는 고집으로 일관합니다. 자기에게 있는 것을 전부 버릴 만한 인간이 못되면서 그러한 자신은 생각하지 못하고 행할 것만 알려달라고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의를 자랑할 것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런 실상을 보지 못하는 것이 소경된 것이고 무지함입니다.
천국은 인간의 행위가 개입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행하심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천국은 의의 나라이고 하나님의 은혜로 감사하고 기뻐하는 나라입니다. 이것이 천국이라는 것을 아신다면 ‘무엇을 해야 천국 가는가?’라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분명히 말하지만 천국은 그러한 생각 자체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옥에 해당하는 생각일 뿐입니다.
부자가 예수님을 찾아와서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고 질문한 것을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이 질문이 여러분께 천국이 무엇인가를 모르고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모르는 소경된 자의 어리석은 질문으로 다가옵니까? 그렇다면 참으로 기뻐할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곧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영생을 위해 일하고 계시는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의 의를 바라보게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함을 의로 여긴 것이 얼마나 악한 생각이었는가를 알게 하시고 천국 갈 수 없는 나 자신을 보게 하시면서 예수님의 의에 모든 소망을 두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만을 높이고 찬송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행하든 그것을 바라보지 마십시오. 그 행위가 아무리 의롭게 보인다고 해도 그것이 여러분을 천국에 들어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천국은 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의가 있는 자에게만 허락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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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강) 마가복음 10:28-31 모든 것을 버린 자
(56강) 마가복음 10:17-22 계명과 재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