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주께 나아와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무엇이든지 우리의 구하는 바를 우리에게 하여주시기를 원하옵나이다 이르시되 너희에게 무엇을 하여주기를 원하느냐 여짜오되 주의 영광 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 구하는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가 나의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나의 받는 세례를 받을 수 있느냐 저희가 말하되 할 수 있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나의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나의 받는 세례를 받으려니와 내 좌우편에 앉는 것은 나의 줄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하여 예비되었든지 그들이 얻을 것이니라 (막 10:35-40)
<설교>
세배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주의 영광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37절)라는 청탁을 합니다. 이들이 이러한 청탁을 하는 것은 그동안 예수님을 따라다닌 자신들에게는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은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제자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은 자기 영광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애당초 하나님 같이 된다는 사단의 말을 듣고 선악과를 먹었습니다. 즉 자신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까지 외면한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성은 아담에게 속한 자로 태어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여지없이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제자들에게서 확인되고 있는 것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을 따라다닌 제자가 아니었다면 그러한 부탁을 할 생각도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게 해달라는 부탁을 할 만한 공이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들이 그러한 부탁을 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자격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 자신에게서도 얼마든지 목격됩니다.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며 예수를 믿었고, 봉사하고 헌신하면서 착하게 살아왔으니까 복을 누릴 자격이 있고, 구원을 받고 천국에 갈 자격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마다 당당하게 복을 달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으로 드러나는 것은 결국 인간은 자신을 위해 살았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닌 것도 자신을 위해서였을 뿐 주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었음이 드러납니다.
만약 신자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의 영광을 위해 주님을 믿는 것이었다면 현재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항상 현재의 삶에 불만을 가지면서 그동안 자신이 행했던 믿음의 삶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자신의 삶을 개선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불평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았을 뿐 예수님을 위해서 산 적이 없다는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신자라는 명목을 동원하여 복을 구할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또한 구원받을 자격도 없는 것입니다. 그저 우리는 날 위해서 교회를 다녔을 뿐이고, 날 위해서 기도했고, 날 위해서 봉사하는 척 했을 뿐입니다. 이러한 죄가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 터져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도 예수님의 이름 앞에서 할 말이 없도록 만들고 자신의 공로를 자랑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십자가인 것입니다.
죄인인 나를 위해 피 흘려 죽으신 예수님의 의 앞에서 어떻게 ‘내가 주를 위해 살았습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은 자신의 전부를 내어 놓으셨는데 겨우 교회 다닌 것으로 주를 위해 살았느니, 주를 위해 헌신 했느니라는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한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자기 영광을 추구하는 욕망 때문에 이미 예수님은 안중에도 없다는 증거인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면서 예수님이 가시는 길이 고난과 죽으심이 있는 십자가의 길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32-34절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에 예수께서 제자들 앞에 서서 가시는데 저희가 놀라고 좇는 자들은 두려워하더라 이에 다시 열 두 제자를 데리시고 자기의 당할 일을 일러 가라사대 보라 우리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노니 인자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기우매 저희가 죽이기로 결안하고 이방인들에게 넘겨주겠고 그들은 능욕하며 침 뱉으며 채찍질하고 죽일 것이니 저는 삼 일만에 살아나리라 하시니라”고 말씀하시면서 예수님이 가시는 길이 십자가의 길임을 증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길이 십자가의 길이라면 예수님과 함께하는 제자들의 길 역시 예수님의 고난을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의 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로 올라가시는 예루살렘의 길을 영광을 얻는 길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주께서 영광을 누리실 때 그 좌우편의 영광은 우리가 누리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 영광만을 바라보고 추구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너희 구하는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가 나의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나의 받는 세례를 받을 수 있느냐”(38절)라고 말씀합니다.
너희 구하는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좌우편의 자리를 영광의 자리로 알고 구하나 사실은 제자들이 생각하는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 자리는 예수님이 당하실 고난과 죽으심을 함께 겪어야 하는 자리였던 것입니다.
결국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주를 좇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고, 삼년동안 예수님과 함께 함으로써 아주 멋진 헌신도 함께 보여주었지만 그들은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이방인과 전혀 다를 바가 없음이 증거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예수님에게서 어떤 나라를 구하십니까? 그냥 막연하게 천국만 기대할 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세상에서 풍족을 누리며 살아가는 나라는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것이 곧 이방인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이방인과 같은 소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야 말로 몸은 예수님에게 함께 할 뿐 그 인식의 전환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은 인식의 전환이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입니다, 자기 영광은 부인해야 하는 길이고, 오히려 주님이 받으신 고난과 죽으심에 순종하게 되는 것을 기쁨과 영광으로 생각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 길은 분명 우리의 의지와 사고로는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길은 믿음이 있는 신자들만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신자에게 믿음은 자기 영광을 추구하고, 자기 소원을 이루기 위한 목적이나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생명이 되신 예수님이 가신 길에 함께 하기를 원하는 소원을 성취해주는 능력인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은 이방인의 종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만으로도 참된 것과 참되지 못한 것이 분별되는 것입니다. 믿음이 우리를 이러한 분별이 있는 신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신자는 자신이 믿는 예수님이 누구시고, 세상에서 어떤 길을 가셨는가를 잊으면 안됩니다. 이 점을 잊지 않아야 신자가 믿음으로 사는 삶의 길이 결코 자신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자가 세상의 것으로 만족을 얻기 위해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스스로 자신을 신자로 일컫고,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을 위해 헌신한다고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신자로서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믿음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깝고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세상에서의 영광을 위해 오신 예수님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다른 보다 더 뛰어난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 목이 터져라 예수님을 부르는 꼴들은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는 신자라면 우리가 구할 것은 제자들처럼 세상에서의 영광의 자리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모든 영광을 버리시고 고난을 받는 십자가의 길을 가셨음을 생각한다면 주님과 함께 하는 길에 세상의 영광은 약속된 바가 없음을 알 것입니다.
신자가 예수님과 함께 하는 자리는 섬기고 희생해야 하는 자립니다. 그러므로 신자는 바로 그러한 자리를 달라고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힘을 가지고 그 힘으로 약자를 다스리고 지배하고 그것을 영광으로 여기는 자리는 헛된 것이고 이방인이 구하는 자리임을 알고 예수님이 세상에서 사신 섬김의 자리에 앉아서 예수님의 섬김을 증거하게 해달라고 구하는 것이야 말로 참된 신자의 기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심으로 예수님의 길에 서 있는 신자입니다.
신자가 예수님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했기 때문에 복을 받고 영광을 누리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복음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이런 약속을 하시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는 다만 예수님이 당하신 것과 같은 미움과 배척과 고난이 있을 뿐임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그 길을 소원하게 되는 것은 예수님이 가신 길이 생명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어떤 영광을 누리던 그 모든 것은 헛된 것일 뿐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두 제자의 요청에서 우리 자신의 욕망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제자처럼 자신의 영광을 구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보일 때,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로 나 자신을 죽이는 능력으로 다가옴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십자가 앞에서 죽은 자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죽은 자로 섰을 때 모든 가능성과 능력은 주께 있음을 믿게 되는 것이고, 주님에게서 나오는 모든 것이 은혜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자가 구해야 할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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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강) 마가복음 10:41-45 인자의 온 것은
(59강) 마가복음 10:32-34 예루살렘의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