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고생과 고난을 혼동을 하면 안됩니다.
대개는 교회 다니는 사람에게 어떤 문제가 생겨서 환경적으로 어려워지고, 그것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고난이라고 하고, 또 자식이나 남편들이 속 썩이는 것을 두고 ‘십자가’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모두 자기중심적인 생각입니다.
고생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고난은 정신적, 신체적인 고통과 상관없이 복음으로 인한 핍박을 의미합니다.
신자가 예수 안에 있다는 것은, 성령이 오심으로 인해서 옛 사람의 삶이 아니라 예수님의 삶이 나에게 적용된 새로운 사람을 살아감을 뜻합니다.
예수님의 삶이 적용되었다는 것은, 옛 사람의 삶의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의 삶을 살게 됨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세상처럼 땅의 것을 의지하거나 힘으로 여기지 않는 삶입니다.
때문에 세상에 가진 자들을 부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성공이 삶의 목표가 되지도 않고 방향이 되지도 않습니다.
이것을 ‘내려놓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내려놓음은 인간의 결단과 각오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에게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능력이 없습니다.
영생에 관심을 두고 예수님을 찾아온 부자 청년의 이야기에서 그 사실이 역력히 드러납니다.
그 부자는 모든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고 나를 좇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근심하고 돌아갑니다. 이것이 인간입니다.
그 부자에게는 자신의 소유가 힘이었고, 삶의 바탕이었습니다.
때문에 가진 것을 다 팔아 흩어 버린다는 것은, 삶의 힘과 바탕이 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근심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것을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목사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교인들에게 ‘내려놓으라. 내려놓음에 축복이 있고 기쁨이 있고 평안이 있다’고 하는 것은, 결국 순간적인 감동의 말로 그칠 뿐 교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짐으로 남을 뿐입니다.
하지만 성령께서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여금 내려놓게 만드십니다.
그것은 자신에게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손에 무엇이 있든 그 어떤 것도 힘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하시는 방식으로 내려놓게 하시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의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필요하고 힘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자는 세상을 사는 자가 아니라 하늘에 소망을 두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생명의 문제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힘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알기 전에 힘으로 여겼던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사도 바울의 내려놓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난은 이처럼 세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을 뜻합니다.
어려운 문제로 인해서 고통을 겪는다고 해도, 그 고통으로 인해서 신세한탄을 하고 하늘을 원망하고 낙심하는 것뿐이라면 그것은 그냥 고생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의 고통을 우리가 힘으로 여기고 있는 세상의 것을 잘라내게 하시고, 하늘의 것을 바라보게 하시는 하나님의 일로 바라보게 된다면 그것이 곧 고난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난은 신자를 유익하게 하는 것이고, 예수님만이 소망임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복과 은혜로 다가오는 것이지 무슨 기도를 해서 물리쳐야 할 대적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만약 고난을 신자가 물리쳐야 할 대적으로 여긴다면 그는 거짓선지자입니다.
육신의 평안을 복으로 간주하고 자기 평안을 위해 예수님을 이용하는 예수님의 원수일 뿐입니다.
복음 안에 있는 신자는 필히 고난의 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복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복음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복음 안에 있는 신자가 복음을 토해 놓게 되면 반대를 받고 핍박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복음으로 인한 고난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삶이었고, 예수님의 길을 간 사도들의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성령이 하나님의 백성을 이 길로 이끌어 가시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든 자기중심으로 살아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죄에 붙들린 인간의 실상입니다.
이러한 인간에게 성령이 오셔서 하시는 일은, 나의 악함을 보게 하시고 내가 곧 멸망의 자식임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죄에서 건지시고 멸망의 자리에서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어떠함을 깨달아가도록 일하시는 것입니다.
이런 깨달음이 신자로 하여금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한번 깨달았다고 해서, 죽을 때까지 그 깨달음으로 그의 나라만 구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은혜를 깨달았으면서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은 세상을 향한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세상 문제로 인해서 근심 걱정하게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도도 하고 싶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이 신자를 떠나지 않으시고 내주하시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잊지 않도록 도우시고 지켜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 때 신자는 기뻐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죄를 보면서 예수님의 용서가 더욱 큰 은혜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 복음 안에 있는 것이고, 이처럼 복음 안에서 살아가는 자체가 육신의 고생과 상관없이 고난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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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대적기도
요한 복음 8:44
